금감원, '고무줄' 카드론 금리 들여다본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주명호 기자 | 2018.08.03 03:49

금감원, 지난달부터 7개 카드사 카드론 점검.. 신용등급에 맞지 않는 금리왜곡 점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신용카드사에 대해 대출금리가 적정한지 현장점검에 나섰다. 금리할인 특판을 벌이면서 금리할인 카드론이 전체 카드론의 60%를 넘는 등 금리가 신용등급에 따라 책정되지 않는 왜곡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부터 대형 카드사를 시작으로 카드론을 취급하는 7개 카드사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다. 카드사들이 고객의 신용등급에 맞게 대출금리를 책정하고 있는지가 집중 점검 대상이다. 또 신용등급별 카드론 규모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급전이 필요할 때 서민들이 손쉽게 빌려 쓰는 카드론은 올 들어 급증세다. 지난 3월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6조3381억원으로 지난해 말 23조9562억원에 비해 1조3819억원 늘었다. 석달 간 순증한 규모가 지난해 연간 증가액 1조2717억원을 추월했다.

카드론이 급증한 이유는 지난해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대책에 따라 카드사들이 전년말 대비 대출증가율을 7% 이내로 억제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를 맞추려고 대출을 늘리지 않다가 올 초 영업을 확대한 측면이 있다"며 "5월부터 다시 증가율 7% 관리에 들어가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특히 카드론을 늘리기 위해 신규 고객이나 과거 카드론을 썼던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고객 대비 20~40% 금리를 할인해 주는 특판경쟁을 펼쳤다. 특판 고객에겐 4%포인트 전후의 낮은 금리를 적용, 대출을 확대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할인을 적용받은 대출의 경우 연 14.0%인데 반해 할인을 해 주지 않은 대출 금리는 연 18.6%로 무려 4.6%포인트나 높았다.


문제는 특판으로 금리를 할인해 준 카드론 비중이 일반 고객에게 판매한 카드론 비중보다 높다는 것.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리를 할인해 준 대출 비중이 전체 카드론의 66%나 됐다. 카드사들이 특판을 하기 위해서 일부로 대출금리를 높인 뒤 일부 고객에게만 금리할인 혜택을 해 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로 인해 동일한 신용등급임에도 불구, 기존 고객보다 특판 고객 금리가 훨씬 낮고 경우에 따라선 신용등급간 금리 역전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예컨대 A카드사의 4등급과 5등급 고객의 평균 금리가 각각 13.67%, 14.50%로 1%포인트 내로 근접했고 평균 금리가 아닌 개인별 금리는 역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개별사의 카드론 금리 수준에 대해 당국이 개입할 의도는 없다"면서 "다만 2013년 마련한 모범규준에 따라 조달원가, 목표이익률, 조정금리를 합산해 합리적으로 금리를 책정하고 있는지, 신용등급에 맞게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금감원의 현장점검이 사실상 카드론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으로 보인다"고 항변했다. 금감원은 앞서 저축은행 업권에 대해 지난달 31일 개별 저축은행별로 고금리 대출 비중과 순이자마진(NIM)을 처음으로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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