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맥주잔 기울인 文대통령 "취업-알바는 어떻게?"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8.07.26 20:19

[the300]취업준비생들과 대화 내용 전문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퇴근길에 시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누는 대통령'을 표방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프집에서 깜짝 '국민들과의 대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제가 지난 대선 때 퇴근길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요즘 최저임금, 또 고용문제가 심각하게 이야기되는 상황이다. 편하게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호프 미팅에는 청년 구직자, 광화문 주변 직장인,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각자의 경제 사정을 말하기 위해 '정부 부처 관계자'를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문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사실은 행사 직전에 알렸다.

참석자는 △인턴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 △출산 및 육아로 경력단절이 10년째 된 여성 구직자 △최저임금 대상자인 아파트 경비원 △우수 중소기업 대표 △최저임금을 준수하는 편의점 점주 △최저임금 인상으로 애로를 겪는 요식업 운영자 △25년째 운영하고 있는 서점의 주인 △근로시간 단축으로 매출이 급감한 도시락업체 대표 등이다.

그 중 문 대통령은 청년 구직자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취업 준비에 돈이 얼마나 드나", "자격증 따는데 돈이 얼마나 드나", "아르바이트는 하는가" 등을 꼼꼼하게 묻는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청년 구직자들과의 대화 내용.

- 이찬희 씨(청년 구직자) : 취준생입니다. 다음 학기가 4학년 2학기입니다. 이공계지만 언어가 필요하잖아요. 토익스피킹, 오픽 공부하고 있습니다. 돈이 많이 듭니다. 시험 비용이 많이 듭니다.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제가 스스로 벌어서하는데 그게 많이 힘듭니다. 정책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취업성공패키지하고 있는 데도, 그걸 받아도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문 대통령 : 취업 준비에 돈이 얼마나 드나요?

- 이찬희 씨 : 이공계생들은 자격증 공부에 돈이 많이 듭니다. 한 달에 25만원 정도 듭니다. 생활비가 30만원 정도인데, 5만원 남습니다. 그게 부담스럽고 해서, 정책이 좀 바뀌어서 지원책이 늘어난다 하는데 작년에 신청한 것과 올해 신청하는 액수가 좀 다릅니다.

▶ 문 대통령 : 방금 그런 것 외에 바라는 바, 느끼는 바가 무엇인가요?

- 이찬희 씨 : 예산 늘리셨는데, 지금 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보면 불이익 받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당장 힘들기 때문에. 신청을 나중에 했으면 더 받았을 텐데, 지금 당장은 그게 아니니까 더 힘들어지는 게 들어서, 사람이 덜 받는다 생각하면 피해의식이 생기잖아요. 약간 그런 게 생겨서 무거워졌다, 제 스스로가. 지금 당장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게끔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문 대통령 : 취업 빨리 꼭 하셔야겠습니다.

- 이찬희 씨 : 네, 그래서 저도 대기업만 보지 않고, 중소·중견기업도 보려 합니다. 대기업의 경우는 의외로 자격증을 많이 안 봅니다. 자격증 가산점이 크지 않은데, 중소·중견기업은 자격증 있는 것에 따라서 많이 봅니다. 그래서 제가 더 노력하려는데 비용이 더 드니까, 중소·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외국계까지 봅니다. 근데 다 준비하려니 힘듭니다.

▶ 문 대통령 : 스펙, 자격증 따는 데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드나요?


- 이찬희 씨 : 저는 한 달에 80만원 이상 듭니다. 왜냐하면 현재 자격증 3개 준비하고, 학원만 4개 다닙니다. 그래서 그 정도가 교통비, 식비 포함하면 87만원 정도.

▶ 김의겸 대변인 : 학교를 다니면서 그러는 건가요?

- 이찬희 씨 : 네. 저도 취업시장 들어오면서 이렇게 돈이 들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하는 취업프로그램이 있는 데도 힘듭니다.

- 배준 씨(청년 구직자): 그동안 공무원 준비 3년 했었습니다. 지금은 제가 결과가 안 좋아서 그냥 고시 접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고 합니다. 특히 문과생은 공무원 많이 합니다. 지방생은 수도권의 좋은 학교 학생에 비해 피해의식도 있습니다. 저도 지방 출신이지만. 제가 크게 야망이 있어서 좋은 기업들, 이렇게 기업을 하려 생각했었는데, 현실적으로 공무원 시험이 더 안일한 생각일 수 있는데, 제일 안정적으로 생각해 2년 전에 도전하고 지금은 참패를 맛보고 있습니다. 더하면 시간 많이 잡아먹는 것 같습니다.

▶ 문 대통령 : 공백이 아깝겠습니다.

- 배준 씨 : 그래도 과감하게 제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보니까, 공무원해 보니 잘할 수 있겠지만 제가 하고 싶은 게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말하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관련된 직업으로 가고자 해서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 문 대통령 : 서울에 올라와서 공무원 시험하다가 지금은 복학했나요?

- 배준 씨 : 다음 학기에 복학합니다. 더 이상 하는 건 시간만 잡아먹는 것 같아서요.

▶ 문 대통령 : 아르바이트하나요?

- 배준 씨 : 시작한지 일주일 됐습니다. 학비와 용돈을 벌어야 해서. 나이가 든 만큼 부모님께 손 벌리기 미안합니다. 알바 시작한지 좀 됐습니다.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 몇 살이에요?

- 배준 씨 : 27살입니다.

▶ 문 대통령 :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어떤가요?

- 배준 씨 : 알바 구하려했는데 많이 안 구해지더라고요. 많이 뽑지도 않고. 서비스직은 여성을 더 뽑더라고요.

베스트 클릭

  1. 1 "임신한 딸이 계단 청소를?"…머리채 잡은 장모 고소한 사위
  2. 2 [단독]유승준 '또' 한국행 거부 당했다…"대법서 두차례나 승소했는데"
  3. 3 "대한민국이 날 버렸어" 홍명보의 말…안정환 과거 '일침' 재조명
  4. 4 "봉하마을 뒷산 절벽서 뛰어내려"…중학교 시험지 예문 논란
  5. 5 유명 사업가, 독주 먹여 성범죄→임신까지 했는데…드러난 '충격' 실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