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맥주에 담긴 '生여론' 文대통령 정책에 반영할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8.07.26 23:08

[the300]'퇴근길에 만나는 대통령' 광화문시대 약속 실행 의미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맥주를 마시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현장과 약속.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광화문 호프집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만난 것은 정책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여론을 직접 청취하기 위해서다. "퇴근길 소주 한 잔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광화문시대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정책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하반기 역량을 집중하려 한다. 물론 정책 결정자로 당연한 과제지만 위기감이 남다르다. 최저임금·노동시간 등 국민 삶에 밀접한 정책 집행에 각종 반발이 터졌다. 문 대통령과 문재인정부의 특기인 소통과 경청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정책 문제점과 사각지대 보완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저부터 기업, 또 소상공인, 자영업자, 노동계와 직접 만나겠다"고 말했다.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직접 소통해 "설득할 부분은 설득하고, 요청할 부분은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직종별, 그룹별로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하는 '고전적인' 방식도 탈피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애초 국민과의 대화를 하려면 청와대에서 하거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려면 완전히 비공개 만남을 하는 게 낫다는 식으로 청와대 내부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문 대통령이 청와대 문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형식도 이벤트 측면보다 실제 생생한 국민 목소리를 여과없이 듣는 방식으로 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방문해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 일환으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던 중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청년 구직자, 경력단절 여성구직자,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아파트 경비원), 중소기업 대표, 편의점 점주, 서점, 음식점, 도시락업체 대표, 인근 직장인 등이 참석했다. 2018.07.26. photo1006@newsis.com

중소기업 대표인 정광천씨는 이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관련 "특히 생산직에서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별로 업종별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직종에 차별을 가하면 취지에 맞지 않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이런 논의를 많이 하겠다"고 즉석에서 답했다.


관건은 현장에서 들은 생생한 여론을 정책에 반영하느냐다. 여론을 유연하게 받아들여 정책에 변화를 줄 수도, 그저 정책 홍보가 덜 됐다고 보고 국정홍보만 강화할 수도 있다. 그에 따라 참석자들이 마신 생맥주의 뒷맛도 달라질 것이다.

◇"퇴근길에 만나는 이웃" 광화문시대 실천= 광화문시대에 한 발 다가선 측면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당선인 신분으로 “퇴근길에 남대문 시장에 들러 시민들과 소주 한 잔 나누며 소통할 수 있는 대통령, 친구 같고 이웃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광화문에 집무실을 마련하겠다는 뜻 또한 국민들과 출퇴근을 함께 한다는 의미가 크다.

이 때문에 호프집 방문은 최저임금 인상 등이 논란이 되기 전부터 구상한 자리다. 그러다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이 벽에 부딪치자 '쓴소리'도 듣는 자리가 됐다. 콘셉트를 바꾼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처음에는 세상사는 이야기 가볍게 나누기로 했는데 요즘 최저임금, 노동시간, 또 자영업, 고용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어서 그런 말씀들 듣고자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공군1호기 등 대통령 전용공간을 참모들에게 개방해 왔는데 이 또한 광화문시대를 준비하는 의미에서 같은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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