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방원은 정몽주를 죽이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 2018.07.27 03:43

[따끈따끈 새책]'조선 건국 잔혹사'…역사 속에 감춰진 이방원의 본모습

새로운 나라를 꿈꾼 이방원(뒷날의 조선 태종)이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로 시작하는'하여가'를 읊으며 회유하지만 고려를 끝까지 지키려 한 정몽주는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죽어'(단심가)로 답하며 단호히 거절한다. 조용히 일어서 집으로 돌아가며 선죽교를 지나가는 정몽주, 한 무리가 그를 가로막는다. 결국 이방원이 자객을 보내 정몽주를 암살하고 이를 알게 된 이성계가 크게 분노하는데….

고려 최고 권력자의 아들 이방원이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예순을 바라보는 정몽주에 맞선 유명한 일화다. 나라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정몽주 암살을 이끌 정도로 이방원은 잔혹한 무인이었을까. 역사에 기록된 당시 이방원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이성계의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과에 급제한 이방원보다 아버지를 따라 수없이 무공을 세운 그의 형 이방과 이방우가 정몽주를 암살했다면 훨씬 그럴 듯하다. 기록에 따르면 이방원은 고려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음에도 개국공신 52인에서 배제됐다. 정몽주와 독대한 끝에 암살한 이가 이방원이 맞을까. 아니라면 왜 이방원은 이 같은 역사를 남긴 것일까.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조선 건국 과정을 담은 기록들에 숨은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정몽주가 살해된 그날의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고려의 군주 공민왕부터 1차 왕자의 난의 진짜 주인공, 아들에게 최후의 칼을 겨눈 이성계의 이야기까지 조선 건국 과정을 새롭게 조망한다.


◇조선 건국 잔혹사=배상열 지음. 추수밭 펴냄. 400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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