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최고 권력자의 아들 이방원이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로 예순을 바라보는 정몽주에 맞선 유명한 일화다. 나라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정몽주 암살을 이끌 정도로 이방원은 잔혹한 무인이었을까. 역사에 기록된 당시 이방원은 이와 거리가 멀었다. 이성계의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과에 급제한 이방원보다 아버지를 따라 수없이 무공을 세운 그의 형 이방과 이방우가 정몽주를 암살했다면 훨씬 그럴 듯하다. 기록에 따르면 이방원은 고려를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음에도 개국공신 52인에서 배제됐다. 정몽주와 독대한 끝에 암살한 이가 이방원이 맞을까. 아니라면 왜 이방원은 이 같은 역사를 남긴 것일까.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 이 책은 조선 건국 과정을 담은 기록들에 숨은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정몽주가 살해된 그날의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고려의 군주 공민왕부터 1차 왕자의 난의 진짜 주인공, 아들에게 최후의 칼을 겨눈 이성계의 이야기까지 조선 건국 과정을 새롭게 조망한다.
◇조선 건국 잔혹사=배상열 지음. 추수밭 펴냄. 400쪽/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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