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화성에서 온 삼성, 금성에서 온 노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8.07.24 18:00
올 4월 삼성전자서비스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이하 노조) 간 직접고용 전환 합의가 극적으로 이뤄졌다. 합의 후 석달이 지났지만 고용 전환 시기는 아직 가시화 전이다.

고용 범위, 처우 등 첨예한 쟁점이 있지만 협상이 더딘 데에는 상호 이해 부족이 저변에 깔려 있다.

일례로 교섭 진행상황을 노조원에 공개하는 것이 노조활동에서 일반적임에도 사측은 합의 전 상황이 공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노조에 이를 공개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로 삼성전자서비스 측은 노조와 별개로 협력사와도 계약해지에 대한 협상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협상이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이해를 노조 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면이 있다.

협상이 더뎌지는 상황에서 외부 시선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가령 비정규직 문제 해결 첫 단추인 고용안정에 집중하면 임금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노측 불만이 나올 수 있다. 회사는 대규모 고용전환이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노조 측에도 솔직히 밝히고 연착륙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리적 결합에 성공해도 화학적 결합은 또 다르다. 10년이 걸릴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갈등도 나올 터다. 전문가들은 "갈등은 없애는 게 아닌 관리하는 것이 노사 관계인데 양측이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별 목표를 갖고 맞춰 가야 한다"고 말한다.

가보지 않은 먼 길을 삼성과 노조는 함께 갈 수 있을까. 노조 측은 "5년을 기다린 일인데 3월까지 못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일단 인내심을 보였다. 회사 측은 "진정성을 갖고 조속히 협상을 마치겠다"는 의지다. 인내, 의지를 끝까지 지켜 재계와 노동계 모두에 본이 되는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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