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한 서비스… 간호사 필수 앱 됐죠"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 2018.07.26 04:00

[피플]교대근무 캘린더 '마이듀티' 개발한 정석모 대표 "간호사 어머니의 불편, 직접 해결"

'마이듀티' 개발사 포휠즈의 정석모(CEO), 이윤주(COO), 김아현(CDO), 이준하(CTO) 공동창업자(왼쪽부터). 김아현 CDO(최고디자인책임자)가 정 대표의 아내다. /사진제공=포휠즈.
“어머니와 함께 삼겹살을 먹고 싶어도 집에 가서 근무표를 확인하기 전까진 고기를 사지 못했어요. ‘마이듀티’를 개발한 이후론 그런 불편이 사라졌죠.”

요즘 간호사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에 꼭 깔아야 할 필수 앱(애플리케이션)이 있다. 포휠즈가 개발한 교대 근무 캘린더 마이듀티다. 마이듀티는 종이 근무표를 온라인으로 전환, 간호사와 같은 교대 근무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포휠즈는 10년 넘게 개발자로 일하던 정석모 대표(사진·38)가 차린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그를 창업으로 이끈 이는 간호사 출신인 그의 어머니다.

24시간 교대 근무가 이뤄지는 간호사들에겐 근무표를 짜는 게 일의 시작이자 끝이다. 일단 근무 일정이 확정되면 바꾸기 어려워 정해진 근무표에 맞춰 생활해야 한다. 종이 근무표는 간호사와 가족들이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주방에 붙여놓는 경우가 많아 ‘키친 캘린더’로도 불린다.

정 대표는 “집에 있는 키친 캘린더를 확인하지 않으면 오늘 저녁을 어머니와 함께 먹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며 “지금 당장 근무표가 없으면 약속을 잡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동안 어머니와 내가 경험한 불편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마이듀티 개발에 뛰어들게 됐다”며 “결국 어머니께서 절 스타트업 창업의 길로 이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소프트웨어(SW) 개발사에서 함께 일하던 아내, 동료 2명과 2014년 포휠즈를 창업하고 마이듀티 개발에 착수했다. 어머니를 포함한 간호사 200여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가다듬었다. 정 대표는 “종이 근무표의 불편한 휴대성을 개선하고, 손쉽게 근무 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달라는 게 공통된 요구였다”며 “우선 이들 문제부터 해결하고, 추가 요구들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포휠즈가 개발한 교대 근무 캘린더 '마이듀티'. /사진제공=포휠즈.
마이듀티는 사용자가 근무 시간대, 명칭, 알람시간 등을 설정하는 템플릿을 기반으로 손쉽게 근무 일정을 짤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간’, ‘야간’, ‘오프’ 등 템플릿을 만들고 근무 일정에 맞춰 배치하면 된다. 직장 동료와 가족, 친구 등 지인들과 근무표를 공유하면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다른 캘린더 내용도 가져와 통합적인 일정 관리도 가능하다.

마이듀티는 2015년 5월 출시 이후 입소만으로 빠르게 이용자를 늘렸다. 현재 매일 16만명이 서비스를 사용한다. 한국과 홍콩, 대만에서도 간호사 대표 앱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과 홍콩에서 일하는 간호사 중 각각 70%, 95%가 마이듀티 사용자다. 정 대표는 “9개 언어로 서비스 중인데, 한글을 제외한 언어들은 사용자들이 직접 번역해줬다”며 “별도 검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번역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한 병원에서 한 명만 마이듀티를 쓰게 된다면 서비스가 퍼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간호사뿐 아니라 소방관, 승무원 등 직업과 일반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대 근무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마이듀티와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도록 만들고 싶다”며 “휴가 신청과 근무 과정에서 필요한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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