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멍멍이는 위험해… '반려견 산책주의보'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 2018.07.25 05:00

여름철 지표면 가까울 수록 온도 높아져… 반려견 열사병 위험

/사진=이미지투데이
#직장인 A씨는 모처럼 휴가를 맞아 반려견 '멍멍이'와 산책에 나섰다. 폭염에 더운 날이긴 했지만 A씨가 직접 산책해줄 수 있는 날이 좀처럼 없어서다. 하지만 산책 십여분 만에 멍멍이는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 헐떡거리기도 했다. A씨는 "덥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산책을 한 게 잘못한 건지 걱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국가 차원의 자연재난 포함까지 검토되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반려견들이 사람보다 더위에 더 무력해 산책이 매우 고통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잘 모르는 견주들이 산책에 종종 나서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5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서울은 다음달 3일까지 34~35도의 낮 최고기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꾸준히 낮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는 등 매우 더운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런 날씨에 반려견은 더욱 고통이다. 반려견은 평균 체온이 사람보다 2~3도 가량 높은 데다가(정상 체온 약 38도) 발바닥과 혓바닥에만 땀구멍이 있어 체온조절이 어렵기 때문이다. 몸에 열이 높아질 때 반려견은 헐떡거리는 행위를 통해 열을 배출하는데, 더운 날씨에 주변 온도가 높으면 열 배출도 힘들어진다. 더위에 취약해 개들은 열사병도 많이 걸린다.

심하면 반려견이 더운 날 산책에 나섰다가 사망할 수도 있다. 반려견이 키가 작아 사람이 느끼는 온도 보다 더 높은 온도를 느껴서다.

기온, 습도, 미세먼지 농도 등의 관측은 보편적으로 지상 위 1.5m에서 측정된다. 사람이 느낄 온도를 고려해 사람 키를 가정한 높이에서 온도를 관측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뉴스1
열사가 강한 낮 동안은 아스팔트나 콘크리트가 태양열을 반사하기보다 흡수, 지면 온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키가 작을 수록 달아오른 지면에 더 가까워 온도가 높아진다.

일본 웨더뉴스에 따르면 30도로 기상관측될 때, 어린 아이 주변 온도는 38도, 지면에 바짝 붙은 반려견 주변의 온도는 40도까지 오른다. 아스팔트 지면은 55도까지 치닫는다. 이 때문에 폭염이 예보된 날은 키가 작은 어린 아이나 유모차에 탄 아이, 반려견 등에게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한여름 반려견 산책을 자제하고, 반려견이 더위를 먹었을 경우 재빨리 응급처리를 해줘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웅종 연암대 동물보호계열 교수는 "폭염에 산책에 나섰다간 달아오른 아스팔트 때문에 발바닥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또 열사병에 걸리면 반려견의 뇌가 손상되고 사망할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더위를 먹은 개는 체온을 낮춰주는 게 가장 좋다"면서 "찬물로 전신 목욕을 시킨 뒤 에어컨을 켜줘야한다. 또 얼음을 심장 먼 곳에서부터 가까운 쪽으로 이동하면서 대줘 열을 내려줘야한다"고 말했다.

또 반려견이 헐떡거리고 일어나지 못할 때는 얼린 페트병 물 등 차가운 걸 대주는 응급처치를 하고 바로 동물병원으로 이동해야한다.

여름철 털관리에 대해서 이 교수는 "털을 짧게 잘라 시원하게 해주는 건 좋지만, 삭발을 시키면 직접적으로 피부가 햇빛에 노출돼 오히려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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