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사연의 주인공 김미영씨가 19일 문재인 대통령 앞에 섰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과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김씨 사연이 불필요한 규제의 대표 사례로 소개된 것이다.
김씨의 9살짜리 아들은 태어난지 세돌만에 1형 당뇨, 즉 소아당뇨 진단을 받았다. 아이는 4살부터 혈당체크를 스스로 하고 5살 되던 해에는 자기 배에 혼자 인슐린 주사를 놨다. 그는 아이가 피를 뽑지 않아도 될 방법을 고민하다 해외에서 답을 찾았다. 채혈 없이도 24시간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기기였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김씨는 기기에 스마트폰 앱을 연동시켰다. 그는 밖에서도 아들의 혈당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가족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1형 당뇨 커뮤니티에 후기를 올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비슷한 처지인 환우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해왔다. 김씨는 2년간 3억원어치 물품을 사와 앱을 연동시킨 뒤 환우 가족들에게 거의 원가에 줬다.
이 사실을 접한 식약처가 의료기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김씨를 검찰에 넘겼다. 의료기기를 불법으로 개조하고 불법으로 광고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환우 가족들이 들고 일어섰다.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고 SNS를 통해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나섰다. 무료 변호를 하겠다는 이들까지 나왔다. 3월 국회에서 '소아당뇨 등 희귀질환에 대한 의료기기 관리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기소유예를 결정했다. 김씨 일은 정부에 의료기기 분야 불필요한 규제와 법 적용에 대한 화두로 던져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분당서울대병원 방문과 제도개선은 김씨와 소아당뇨 환우, 그 가족들이 일군 결실인 셈이다.
김미영씨는 "1형 당뇨는 평생을 관리하고 살아야하는데 1,2년만 잘못해도 합병증에 걸린다"며 "복지부와 식약처가 관련 기기 급여를 결정하고 법을 개정하는 등 변화로 환자들이 더 많이 의료기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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