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움직였다… 소아당뇨 아들 둔 '엄마의 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18.07.19 15:14

김미영씨 사연 알려지며 제도 개선 결실

한국 1형 당뇨병 환우회 대표 김미영씨/사진=스타트업법률지원단 토론회 방송 캡쳐
소아당뇨 아들을 살리려 의료기기를 해외사이트에서 사들였다. 기기를 개조해 전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아들의 혈당 상태를 원격으로 파악했다.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환우들과 환우 가족들을 도왔다. 이들은 환호했다. 그런데 의료기기법을 위반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고발당했다. 검찰은 사정을 참작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막힌 사연의 주인공 김미영씨가 19일 문재인 대통령 앞에 섰다. 의료기기 규제혁신 및 산업육성과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을 찾은 문 대통령에게 김씨 사연이 불필요한 규제의 대표 사례로 소개된 것이다.

김씨의 9살짜리 아들은 태어난지 세돌만에 1형 당뇨, 즉 소아당뇨 진단을 받았다. 아이는 4살부터 혈당체크를 스스로 하고 5살 되던 해에는 자기 배에 혼자 인슐린 주사를 놨다. 그는 아이가 피를 뽑지 않아도 될 방법을 고민하다 해외에서 답을 찾았다. 채혈 없이도 24시간 혈당을 체크할 수 있는 기기였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김씨는 기기에 스마트폰 앱을 연동시켰다. 그는 밖에서도 아들의 혈당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가족의 삶의 질이 높아졌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1형 당뇨 커뮤니티에 후기를 올렸다. 반응은 뜨거웠다. 비슷한 처지인 환우 가족들이 도움을 요청해왔다. 김씨는 2년간 3억원어치 물품을 사와 앱을 연동시킨 뒤 환우 가족들에게 거의 원가에 줬다.


이 사실을 접한 식약처가 의료기기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김씨를 검찰에 넘겼다. 의료기기를 불법으로 개조하고 불법으로 광고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환우 가족들이 들고 일어섰다.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고 SNS를 통해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나섰다. 무료 변호를 하겠다는 이들까지 나왔다. 3월 국회에서 '소아당뇨 등 희귀질환에 대한 의료기기 관리제도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기소유예를 결정했다. 김씨 일은 정부에 의료기기 분야 불필요한 규제와 법 적용에 대한 화두로 던져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분당서울대병원 방문과 제도개선은 김씨와 소아당뇨 환우, 그 가족들이 일군 결실인 셈이다.

김미영씨는 "1형 당뇨는 평생을 관리하고 살아야하는데 1,2년만 잘못해도 합병증에 걸린다"며 "복지부와 식약처가 관련 기기 급여를 결정하고 법을 개정하는 등 변화로 환자들이 더 많이 의료기기를 사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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