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돈스코이'둘러싼 5대 의혹…투자 주의해야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 2018.07.19 18:36

[다시부는 보물선 광풍]⑥금 200톤 실재하는지 불투명. 실재해도 150조 안돼…신일골드코인도 '미심쩍'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앞 바다 434m지점에서 러시아 군함인 드리트리 돈스코이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신일그룹 제공.
신일그룹이 발견했다는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돈스코이호에 실린 금이 실제로 150조원의 가치가 있는지, 이 배에 금이 실려있다면 신일그룹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다.

전문가들은 신일그룹 주장이 과장돼있고, 실제로 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유권과 관련, 분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50조원의 금이 있다고? 금괴 200톤 있어도 9조원=돈스코이호 열풍의 가장 큰 의문점은 금의 실존 여부다. 현재까지 이 배에 실제 금이 실렸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약 200톤의 금화와 금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돈스코이호는 배수량 5976톤의 크지 않은 배였다. 러일전쟁 발발 후 급히 해전에 참가했다고 알려졌는데, 전투에 참전 중인 무장함선은 식량과 포탄 적재가 우선이어서 금을 200톤이나 싣고 전투에 참여하긴 어려웠다는 지적이 있다.

돈스코이호에 실제로 금이 200톤 실려있다고 해도 그 가치를 150조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 시세는 1g당 4만5000여원으로 200톤의 가격은 약 9조원에 불과하다.

금화가 골동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금 시세보다 가격이 높아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가치를 15배 넘게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입을 모았다.

◇돈스코이호, 인양만 하면 신일그룹 소유?=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돈스코이호를 인양하면 신일그룹 소유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러시아에서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국제적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현행 민법 제254조는 매장물은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해 공고한 후 1년 내에 그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발견자가 그 소유권을 갖게 된다고 규정한다. 타인의 토지, 기타 물건으로부터 발견한 매장물은 그 토지, 기타 물건의 소유자와 발견자가 절반씩 취득한다는 규정도 있다.


한 변호사는 "돈스코이호가 러시아 군 소유라는 점이 인정될 경우 민법에 따라 발견된 보물을 절반씩 나눠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침몰한 지 100년이 넘게 지났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소유권을 인정할 수 있을지 여부는 법적으로 더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난파선의 소유권과 관련해서는 국내법이나 국제법에 명확한 규정이 없고, 우리나라에 전문가도 전무한 상황"이라며 "각 정부나 기관이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 이름이 왜 영어로? 코인은 또 뭐야?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들=신일그룹은 고해상도 영상카메라로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체를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영상 속 선체의 꼬리 쪽에는 'DONSKOII'(돈스코이)라는 함명이 적혀 있다.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은 제정 러시아 선박인데도 선박 명칭이 러시아어가 아닌 영어로 표기돼 있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제기했다.

신일그룹 측은 돈스코이호가 러시아어로도 적혀 있지만 식별이 불가능해 선명한 영어표기만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선박 전문가도 선박 명칭이 시대와 나라별로 다르게 표기돼 돈스코이호에 이름이 영어로 적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이 만든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도 논란이다. 유지범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 회장은 "신일골드코인은 신일그룹에서 진행중인 실존하는 세계 최대의 150조 울릉도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담보로 그 가치가 보장되는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SGC가 사기코인이라는 우려가 크다. 백서(white paper)는 물론 기술적인 처리방식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SGC는 홈페이지에 차트를 게재하고 있는데 이 차트도 허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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