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모르는 쓰레기, 거리를 점령하다

머니투데이 남궁민 기자 | 2018.07.23 05:55

[골목에 쓰레기가 산다-①]배출일 무시한 무단투기가 '주범'

편집자주 | '재활용 쓰레기 대란'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골목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이물질을 섞어버린 '혼합배출'부터 배출일을 지키지 않는 비양심까지. 더러운 거리를 만든 주범을 찾습니다. '인력 부족'을 핑계로 단속에도 손을 놓은 지자체의 책임은 없을까요? 골목을 점령한 쓰레기 문제를 2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지난 16일 서울시내 한 상가 앞 인도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쓰레기가 골목을 점령했다. 인도와 전봇대, 가로수 아래까지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배출 요일을 지키지 않고 버려진 쓰레기가 쌓인 결과다. 지자체가 무단투기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단속 인력이 적어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 16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한 상가 앞 전봇대마다 커다란 쓰레기 봉투가 버려져 있었다. 식당에서 내다버린 음식물쓰레기 위로는 벌레가 꼬였다. 사람키만한 봉투에 스티로폼이 가득 들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쓰레기 더미 위로는 행인들이 버린 일회용컵이 수북이 쌓였다.

시민들은 거리에 쌓인 쓰레기에 불쾌감을 호소한다. 대학생 박모씨(25)는 "식당에서 음식물이 잔뜩 묻은 종이나 플라스틱을 그냥 내다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름에는 악취까지 심해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이모씨(30)는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에만 가도 거리가 깨끗하다"며 "거리에 널린 쓰레기를 보면 부끄럽다"고 말했다.

◇배출일 무시한 배출…'쓰레기 골목' 주범

지난 16일 서울시내 한 상가 앞 인도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지난 16일 서울시내 한 주택가 골목에 쓰레기가 쌓여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거리에 버려진 쓰레기의 주범은 배출일을 무시한 무단투기다. 이날 만난 한 가게 점주는 "쓰레기를 내놔도 구청에서 수거를 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은 동대문구 이문동의 쓰레기 배출일(매주 화·목·일요일)이 아니기 때문에 쓰레기를 내놔선 안된다.

요일뿐 아니라 배출시간과 장소를 지키지 않는 경우도 흔했다. 자치단체는 조례를 통해 쓰레기 배출 요일과 시간, 장소를 정한다. 대다수 자치구는 일몰 이후부터 아침까지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자치구에 따라 10만원 내외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한낮에도 쓰레기를 버리는 이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만난 한 아파트 경비원은 "단지 내에 홍보물도 붙이고 안내방송도 하지만 주민들이 배출 시간이나 요일을 거의 지키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정리를 하지 않을 수도 없어 매일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청 측 "쓰레기 배출일 모르고 투기…홍보 강화할 것"

지자체가 시간외배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은 미미하다. 지난해 서울시내 시간외배출 단속건수는 3001건으로 하루 10건에도 못 미친다. 단속 인력 부족도 문제를 키운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자치구에서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하는 인력은 약 500명에 불과하다. 자치구당(총 25개) 20여명에 불과한 것. 이에 대해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인력을 더 쓰면 좋겠지만, 예산 부담이 크다"고 밝혔다.

지자체는 배출일 규정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배출 요일·시간이 정해져 있지만 제대로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종량제 봉투에도 배출일을 표시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홍보를 더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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