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근접? 이머징 투자, 경계감 속 낙관론 '솔솔'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18.07.18 15:50

신흥국 위기감 확산 속 고개 드는 낙관론

미국 금리인상과 무역전쟁발(發)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신흥국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수년 내 최악으로 위축됐다. 그러나 경계감 속에서도 신흥국 자산이 다시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대형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신흥국 증시 이제 반등할 때? 자산운용사들 "신흥국 밸류에이션 기대"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블랙록, 프랭클린템플턴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운용사들이 다시 신흥국 자산시장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신흥국 증시 및 자산시장에 대한 비관론이 지배적이나 낙관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블랙록의 이사벨라 마테오스 투자연구소 투자전략가는 "우리는 신흥국 자산, 그 중에서도 특히 신흥국 주식을 선호한다"며 "세계경제 성장 및 신흥국 시장의 기업과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밝혔다.

프랭클린템플턴도 "최근의 무역갈등과 강달러 등의 역풍이 증시를 더 심각하게 끌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기침체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현재 수준은)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늘리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신흥국 증시가 올해 하락세를 이어가며 가격 매력이 높아진 동시에 경기침체 수준의 큰 충격은 발생하지 않으리란 가정이 낙관론의 기반이다. 올해 신흥국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신흥국 주식과 미국 대형주의 수익률 차이는 '바닥'으로 여겨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근접했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신흥국의 교역 경쟁력이 개선됐다는 시각도 있다. JP모간의 실질실효환율(교역국 간 물가변동, 교역비중 등을 반영한 환율) 지수는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해 2016년 1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는 신흥국 증시가 랠리를 시작하던 시점이다.

신흥국 시장의 위험요소 중 하나로 거론돼 온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리란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가파른 달러 랠리는 통상 3~8개월 지속됐고 1년 넘게 지속하지 않았다"며 "달러 강세가 신흥국 자산시장의 역풍이 더 이상 아니다"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여전한 신흥국 우려…'美 금리인상+무역전쟁' 타격 주시


그러나 낙관론을 내놓는 건 아직 소수로, 신흥국에 대한 경계감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블룸버그가 2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신흥국 증시 및 통화의 투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6630억의 자산을 운용하는 231명의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례 조사에서도 신흥국 증시에 대한 비관론은 23년 새 가장 높았다. 미국·영국 주식 투자 비중은 늘었지만 신흥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주식에 비중은 큰 폭 축소됐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진행하고 달러 강세가 동반되면서 신흥국에서의 자본유출 우려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번의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연내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고율 관세 부과로 시작된 무역전쟁이 중국, 유럽 등 각 경제권의 보복을 불러오며 세계경제가 동반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신흥국 투자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전세계 무역갈등이 202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을 0.5%포인트 떨어트릴 수 있다고 16일 경고했다. 이 경우 특히 대외부채 비율이 높고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 투자정보지 마켓워치는 국제금융협회(IIF)의 자료를 인용해, 2015~2016년 금리사냥을 좇아 신흥국에 대거 유입됐던 핫머니(단기 투기자금)도 신흥국 자산의 중요한 위험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IF는 "핫머니 유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국가는 통화절하도 가장 가파르게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인도 루피는 올해 달러대비 7% 절하됐으며, 남아공 랜드도 7.3% 떨어졌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