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 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런 무례한 말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욕보이는 건 싫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그는 러시아의 관심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건설업에 종사하고 미인대회를 주최하는 사람이었다. 누구도 그가 대선에 출마하리라 생각하진 못했을 것"이라며 "그 또한 정치적 야망을 드러낸 적이 없다.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고 덧붙였다.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의 공소장 일부를 읽자 그는 미소를 보였다. 공소장에는 12명의 러시아 정보기관 관계자가 미국 민주당 컴퓨터 시스템을 해킹해 이메일과 문건을 빼내갔다는 내용이 담겼다.
푸틴 대통령은 "완전히 말도 안되는(utterly ridiculous) 이야기"라면서도 "공소장에 언급된 해커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한 것은 맞지만 가져온 정보는 민주당이 한 명의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조작행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존 포데스타 전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의 개인 이메일이 해킹당한 후 위키리스크가 이를 공개한 사건을 말한다.
월러스 진행자가 "그렇다면 해커들이 가져간 게 (민주당이 아니라) 개인들의 이메일이었기 때문에 괜찮다는 뜻이냐"고 묻자 푸틴 대통령은 "내가 알기로는 정보 자체에 아무런 거짓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가 해킹을 주도한 것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올해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를 비롯해 4명이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노출된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문서로 된 증거를 보고 싶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그것을 주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것은 미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비난과 같은 종류"라고 비판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과정에 북한 체제 보장에 대한 국제적 약속이 필요하며 러시아는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