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스튜어드십 코드'… 韓증시 모멘텀 되나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 2018.07.17 11:46

[오늘의포인트]韓증시 PER 9배로 선진국 대비 크게 낮아…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


국민연금이 이달 말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앞두고 17일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시행으로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 상승에 한껏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2개월 선행 이익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배 수준으로 미국(17.5배), 일본(16.4배), 선진국(16.2배) 대비 훨씬 낮다. 외국인 보유 비중 등 국내와 증시 구조가 비슷한 대만도 PER 13.9배 수준이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밸류에이션 할인 요소로 보는 시각도 많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을 원인으로 꼽는다. 국내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주주환원 정책도 가속도가 붙어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인 배당 수준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코스피200 배당수익률은 각각 2.31%, 2.46%로 2016년(1.71%)과 2017년(1.63%)보다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는 여전히 국제적으로 미흡한 수준이다. 시장조사 기관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국내 증시 상장사의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의 비율)은 18.3%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영국(65.4%)과 독일(40.8%), 미국(38.9%) 등 주요 선진국뿐 아니라 대만(57.2%), 인도네시아(41.7%), 브라질(38.4%), 중국(32.3%) 등 신흥국보다도 낮다.


지난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탈피한 동력은 50%에 가까운 이익 증가율이었다. 그러나 올해 이익 증가는 지난해 대비 5~10%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큰 상황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기업 주주환원율 상승으로 국내 증시의 PER 리레이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이달 말 스튜어드십코드가 시행되면 중점관리기업 명단인 '블랙리스트'도 만들어 공개하고, 공개서한도 발송할 계획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금 사회주의 논란도 있지만 국민연금은 블랙리스트를 통해 합리적인 배당정책 등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현실적으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은 배당수익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날 공청회를 거쳐 오는 26~27일 기금운용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앞서 공무원연금도 2019년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현재 국내에선 PEF(사모펀드) 운용사 22곳, 자산운용사 16곳 등 기관 52곳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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