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첫 정상회담서 이구동성 "대선개입은 없었다" (종합)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8.07.17 06:03

트럼프·푸틴, 핀란드서 4시간동안 첫 공식 정상회담 가져...푸틴, 북핵 관련 트럼프 노력 높게 평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공식 정상회담을 갖기 전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이후 2016년 대선당시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간 공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기보다는 오히려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기관들의 결론을 부인하고, 푸틴 대통령의 주장을 옹호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미국 내에서 강한 반발과 역풍이 예상된다.

◇첫 정상회담 가진 트럼프·푸틴, "대선개입은 없었다" 이구동성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4시간에 걸쳐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가진 이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많은 시간 러시아 대선개입 의혹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나의 정보기관 사람들에 큰 신뢰를 갖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이 오늘 (대선개입에 대해) 매우 강력히 부인했다"며 "나는 러시아가 왜 2016년 대선에 개입해야 했는지에 대한 어떤 이유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민주당 이메일 해킹 등의 혐의에 따른 러시아 정보요원 12명의 기소를 포함해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들의 결론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를 사실상 부인하며 푸틴 대통령의 편을 든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관계는 정상회담 전까지 최악이었다고 지적하며 "약 4시간 전부터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러 양국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어리석었고 우리 모두 어리석었다"며 "(러시아 대선개입) 조사는 우리나라에 재앙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수년간 미국의 바보스러움과 어리석음과 현재의 조작된 마녀사냥 때문에 우리의 러시아와의 관계가 이보다 나빴던 때는 없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러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의 대선개입을 다시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개입은 터무니없다"며 "러시아는 미국 선거과정에 결코 개입한 적이 없고, 결코 개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당선을 원했냐는 질문에는 "트럼프의 정책 때문에 그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러가 공동으로 기소된 러시아 정보요원에 대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4시간 이어진 회담서 양국협력 등 논의...푸틴, 북한 핵관련 트럼프 노력 높게 평가

두 정상의 회담은 평소 '지각대장'으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이 이날도 30분 늦게 도착하면서 당초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다. 두 정상은 그동안 국제 회의에서 만나 회담을 가진 적은 있지만,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통역만을 대통한 단독회담에 이어 측근들이 참여한 오찬 겸 확대정상회담까지 4시간에 걸쳐 양국의 협력과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합의사항을 내놓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인 핵확산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한 비핵화 회담에 대한 진행 상황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역시 군축문제에 대해 계속 세부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북한 핵문제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점진적인 해결이 시작된 것은 좋은 일"이라며 "이는 상당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대결이 아닌 협력의 정신으로 대화를 추구하며 문제 해결에 직접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가 2013년 트럼프의 모스크바 방문 당시 성관계 영상을 갖고 있다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 의혹'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모스크바에 있는지조차 몰랐다"며 "그 문제는 다시 생각하지 말라"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 아닌 푸틴 편든 트럼프, 민주당 등 강한 반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대선개입을 부인한 푸틴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야당인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 했다"고 비판하며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위한 초당적 노력을 촉구하며 백악관 안보팀의 청문회 출석을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러시아가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뭔가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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