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고조…큰손 자금 MMF로 몰린다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 2018.07.16 16:55

법인 설정액 이달 20조 늘어, 80~90% 차지하는 기관 자금 단기부동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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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단기부동자금이 늘면서 MMF(머니마켓펀드) 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자산운용사 대표)

최근 펀드시장 큰손인 기관투자자의 MMF 자금이 급증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우려가 고조되면서 자금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법인 MMF 설정액은 102조4607억원으로 이달 들어 20조7753억원(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개인 MMF 설정액(23조5400억원)이 589억원(0.2%)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달 들어 법인 MMF 설정액이 통상 10조원 안팎인 예년수준보다 두 배 정도 더 늘었다"며 "법인 설정액의 80~90% 정도를 차지하는 금융사와 연기금 등 기관의 MMF 선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MMF는 수시입출이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상품이다. 언제든 시장 상황에 따라 돈을 뺄 수 있고 만기도 1년 미만으로 짧은데다 우량 채권 중심으로 자금을 굴려 원금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다.

법인 MMF 자금 증가는 개별 상품별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달 들어 자산운용사의 국내 MMF 중 자금유입 상위 10개가 모두 법인전용 상품이다. 흥국자산운용 법인용 세이프상품의 자금유입 규모가 1조원으로 가장 컸다.


DB자산운용 다같이(1조원), 교보악사자산운용 프라임(8300억원), 삼성자산운용 1-C(7200억원) 등 보험사를 계열사로 거느린 운용사 상품의 자금 유입 규모가 컸다. 흥국자산운용 관계자는 "보험사 계열 운용사로 오랜 기간 MMF를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기관투자자 자금유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매년 6월 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결제 등 자금 수요가 늘어 일시적으로 MMF에서 자금을 뺀 뒤 결산 후 7월에 다시 MMF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여유자금을 운용한다.

게다가 미·중 간 무역분쟁이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 조치 등으로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기관의 MMF 자금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전문가는 "무역분쟁이 심화될수록 증시와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돼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기관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이 주식 등 위험자산의 중장기 투자보다 안정적인 단기금융상품에 자금을 묻어두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법인 MMF 설정액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국내외 정치 불안 여파로 급증, 지난해 5월에는 110조원까지 늘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상승 랠리를 타면서 다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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