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최저임금 인상,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종합)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권혜민 기자 | 2018.07.16 11:11

석달만에 회동...김동연 "일자리 안정자금 3조 초과 부정적, 이주열 "최근 원화약세 눈여겨 보고 있어"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한국은행 본관에서 조찬 모임을 마치고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경제·금융 현안과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한 두 수장은 조찬 회동이 끝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회동에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엄중한 만큼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인식을 공유했다"며 "향후 거시경제 및 금융·외환부문 안정을 위한 정책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태평로 한은 본부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조찬 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올해 일부 연령층과 업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업자의 부담 능력을 감안할 때 앞으로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다"고도 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에 올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한데 이은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이다.

김 부총리는 이같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소득 분배나 양극화 문제, 취약계층에 있는 근로자를 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에 오른 것을 이해는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기업의 경쟁 마인드와 혁신성장 측면에서 보다 경제를 활용하는 심리 촉진 측면에서 봤을 때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이 영향을 많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이번 인상 후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한도를 3조원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한데 대해서도 김 부총리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로, 올해 예산안에 2조9707억원 규모로 반영됐다.

김 부총리는 "내년도 일자리 안정자금은 3조원을 초과해서 하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년에 일자리 안정자금을 3조원 가까이 지원했는데 보완책으로서 효과가 일부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작년의 경우 최저임금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에 사업자 부담 능력과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했지만, 정부 재정을 통한 시장 가격 개입은 최소화하거나 일정 기간 내에 연착륙 하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3조원 한도를 정하고, 간접지원을 포함한 제도 개선과 연착륙 방향을 내라고 했던 작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부대의견도 같은 취지라고 생각한다"며 "국회 의결대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운용의 묘를 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총리는 "정부에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자영업자나 영세중소기업, 사업주에 대한 여러 가지 보완대책을 차질 없이 만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례적으로 재정정책을 담당하는 김용진 기재부 2차관과 동석한 데 대해선 "거시운용 전반을 한은과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전망을 3.0%에서 하향조정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잠재성장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하방 위험요인에 주목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은은 지난 12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9%로 1%포인트 낮췄다. 또 하반기 경제성장 전망 당시 내년 고용을 연간 24만명으로 올해 18만명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번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 결정이 내년도 고용 전망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어느정도 전제로 했다"면서 "(내년 취업자수 24만명 증가 전망이) 크게 바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해선 "글로벌 달러 강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대답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1130원을 넘어섰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를 보였는데 최근 3개월 원화 흐름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원화가 특별히 약세라고 한 것은 6월 중순 이후 단기에 나타나서 그렇다. 원/달러 흐름을 눈여겨 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경제정책 '투톱' 김 부총와 이 총재는 이날 조찬 회동에서 미·중 무역마찰과 국내 고용부진 등에 휩싸인 우리 경제여건이 엄중한 상황이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 이들은 국내 경제에 대해 고용부진 등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미·중 통상마찰과 미국의 금리인상 등 위험요인이 상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회동은 김 부총리의 제안으로 석달만에 이뤄졌다.

이날 회의를 통해 기재부와 한은은 재정·통화정책의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 운용을 통해 서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두 기관은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해서도 면밀한 시장 모니터링 등 선제적 대응체계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자리에는 기재부에서 고형권 1차관, 김용진 2차관, 이찬우 차관보,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이 배석했고, 한은에서는 윤면식 부총재, 허진호 부총재보, 유상대 부총재보, 정규일 부총재보가 참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