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스튜디오 실장 유서 공개…"억울해 죽는 게 낫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18.07.13 14:30

"누명 풀리지 않을 것 같아, 일부 왜곡·과장 보도로 이미 매장, 진실된 판결 기대 어렵다"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42)가 남긴 유서./사진=정씨 유족 측 제공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24)를 성추행 및 강제촬영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투신한 스튜디오 실장 정모씨(42)가 남긴 유서가 처음 공개됐다.

앞서 정씨는 양씨를 포함한 모델 비공개 촬영회에서 성추행, 강제촬영 및 노출사진 유출 등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그러다 지난 9일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사람이 강으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정씨가 투신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12일 한강서 정씨 시신이 발견됐다.

머니투데이는 13일 정씨 유족 측으로부터 정씨가 남긴 자필 유서를 입수했다. 유서에는 정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누명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었다.

유서 확인 결과 정씨는 A4 용지 한 장 크기의 종이에 펜으로 직접 손글씨를 쓴 뒤 지장(손가락 도장)을 찍었다.
유서에서 정씨는 결백을 주장하면서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언론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씨는 "감금·협박·성추행·강요는 절대 없었으며 당당하게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 믿고 싶었지만 제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며 "피해자라는 모델들의 거짓말에 의존한 수사, 일부 왜곡·과장된 보도로 인해 사회적으로 저는 이미 매장 당했고 제 인생은 끝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다가는 진실된 판결이 나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괴롭고 너무 힘들어 죽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남겼다. 이어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억울한 누명은 풀리지 않을 것 같아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씨는 유서 말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신경 많이 써준 지인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정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돼 양씨 사건에서 정씨에 대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모델 비공개 촬영회 성추행 건 관련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한다.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각종 '비공개 촬영회' 피의자는 총 26명으로 정씨를 비롯한 스튜디오 운영자 2명 △촬영자 14명 △판매자 5명 △유포자 3명 △사이트 운영자 2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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