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3' 셀트리온, 현대車 시총을 진짜 추월한 날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 2018.07.15 08:00

[행동재무학]<226>셀트리온이 올해 시총 추월한 기업들…코스피 ‘시총 3위’ 굳히기

편집자주 | 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셀트리온 하면 꼭 따라다는 수식어가 몇 개 있다. ‘바이오 대장주’, ‘코스닥 시총 1위’, ‘공매도’, ‘서정진 회장’ 등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 황무지였던 한국에 바이오시밀러라는 생소한 복제약을 만들어 바이오주 붐을 일으켰고, 개인투자자들이 주무대인 코스닥시장에서 수년간 부동의 시가총액 1위를 지켰다. 이 때문에 끊임없이 공매도 타깃이 돼 왔다.

셀트리온의 성공으로 말미암아 서정진 회장의 재산도 급부상했는데, 13일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 따르면 서 회장의 재산은 82억7000만 달러(약 9조2938억원)로 한국에서 이건희 회장 다음으로 재산이 많다.

그런데 지난 2월 9일 셀트리온이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하면서 ‘코스피 시총 3위’라는 수식어가 새롭게 추가됐다. 셀트리온은 코스피 이전 상장 첫날 주가가 6.1% 급등하며 코스피시장에 시총 3위로 화려하게 데뷰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 직전일인 2월 8일 셀트리온의 시총은 33조2917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통틀어 현대차와 삼성전자우 다음으로 5위에 올라 있었다. 그리고 코스피 이전 상장 당일 시총이 35조3279억원으로 늘어 현대차삼성전자우를 제치고 당당히 3위에 등극하게 됐다.

2017년말 셀트리온 시총은 27조1215억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통틀어 POSCO(28조9896억원), NAVER(28조6775억원), LG화학(28조5899억원) 다음으로 8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코스피 이전 상장 직전일까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POSCO와 NAVER, LG화학 등을 연달아 뛰어 넘었고, 코스피 이전 상장 당일에는 현대차와 삼성전자우마저 제쳤다. 이 기간 동안 셀트리온의 시총은 30%가 넘게 올랐다.

그런데 코스피 이전 상장일에 셀트리온이 코스피 시총 3위에 올랐다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틀린 말이다. 왜냐하면 현대차는 우선주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우선주 시총을 고려하면 2월 9일 셀트리온은 현대차 전체 시총을 뛰어넘지 못했다. 시가총액은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합한 금액이다.

셀트리온은 코스피 이전 상장일에 현대차 보통주 시총은 앞섰지만 현대차 전체 시총을 추월하진 못했다. 2월 9일 현대차 보통주 시총은 34조1429억원으로 셀트리온에 1조1850억원 만큼 낮았다. 그러나 보통주와 3종의 우선주를 모두 합친 현대차 전체 시총은 40조2563억원으로 셀트리온에 비해 5조원 가량 높았다.

게다가 셀트리온은 코스피 시총 3위 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 후 한 달여가 지난 3월 13일부터 시총 3위 자리에서 밀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4월 10일 이후에는 시총 3위 자리에서 완전히 멀어져 버렸다. 심지어 시총 6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4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 셀트리온은 시총 3위 자리를 한 번도 넘보지 못했다. 코스피 이전 상장일부터 6월 중순까지 셀트리온이 시총 3위에 오른 날은 32거래일밖에 안 됐고 오히려 3위 밑으로 내려갔던 날이 훨씬 길었다.

이 기간 셀트리온을 시총 3위 자리에서 끌어내린 주범은 바이오주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기간 한 때 시총 3위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6월 14일 셀트리온은 다시 코스피 시총 3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그 다음날인 6월 15일 현대차 전체 시총을 제치고 진정한 ‘넘버 3위’가 됐다. 이날 셀트리온 시총은 37조4307억원으로 현대차 전체 시총 35조2236억원을 2조원 가량 앞섰다.

이후 현대차는 주가 급락으로 시총이 한때 전체 7위까지 떨어졌지만 셀트리온은 시총 3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7월 13일 종가 기준 셀트리온 시총은 36조1140억원이고, 현대차는 보통주와 우선주 합쳐서 32조4201억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스닥 대장주로서 전체 시총 순위 8위에 그쳤던 셀트리온은 올해 들어 시총이 33.2% 급등하며 삼성전자우, 현대차, POSCO, NAVER, LG화학 등을 연달아 제치고 시총 3위에 당당히 올랐다.

반면 셀트리온에 밀린 삼성전자우는 시총이 연초 대비 11.5% 줄었고, POSCO는 4.8%, 현대차(전체 시총)는 20.5%, NAVER는 11.4%, LG화학은 17.3%씩 감소했다. 결국 셀트리온의 약진과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들의 부진이 맞물리면서 셀트리온의 시총 3위 등극이 가능해졌다.

셀트리온의 코스피 '넘버 3' 등극은 한국경제에 큰 의미를 던진다. 현재 셀트리온보다 시총이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으로 이들은 한국경제를 주도하는 양대 축인 반도체와 휴대폰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여기에 바이오주인 셀트리온이 '시총 3위'로 올랐다는 점은 바이오산업이 미래 한국경제를 이끌 새로운 산업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바이오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시총 10위 안에 약진해 있다.

반면 올해 시총에서 셀트리온에 밀린 현대차나 POSCO, LG화학 등은 자동차산업과 철강산업, 화학산업의 대표주자들로 이들은 과거 한국경제를 이끈 주역들이었다. 이들 기업들이 셀트리온에 밀려났다는 것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책임지는 주력 산업들간에 이미 바통 터치가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셀트리온의 코스피 '시총 3위' 등극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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