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풍무 '유로메트로' 하자보수비 고무줄 논란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18.07.17 05:15

입주 4년 불구 '원상 복구' 요구, 책정기준 없이 중구난방… 세입자들 청와대 국민청원

한화건설이 기업형 민간임대아파트로 선보여 최근 입주 계약률 90%를 기록한 '수원 권선 꿈에그린.' /사진제공=한화건설

#4년 전 김포 풍무동 한화유로메트로에 전세로 입주한 김윤아씨(가명)는 최근 계약 기간이 끝나 이사를 하면서 뒷목을 잡았다. 대기업이 직접 임대를 놓는다는 광고를 보고 입주했지만 막상 4년 임대기간이 끝나자 한화건설이 바닥변색 등을 이유로 100만원이 넘는 거액을 요구한 것. 요금 책정기준을 묻자 "계약상 퇴거시 원상 복구가 원칙"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김포 풍무동 '한화유로메트로' 세입자들이 한화건설의 중구난방식 하자보수비 책정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4년이 지난 아파트의 퇴거기준을 '원상 복구' 수준으로 요구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라왔다.

풍무 한화유로메트로는 2014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서 한화건설이 분양 물량 전체를 전세임대로 돌려 입주를 마쳤다. 2016년 5월 전세 가구 만기에 맞춰 해당 물량을 반전세로 전환, 다시 입주자들을 모집했다. 다시 2년 후인 현재 세입자들이 대거 이사를 하면서 이사 당일 하자 점검으로 여기저기서 잡음이 일고 있다.

한화건설은 하청업체를 통해 가구 등 살림살이가 빠진 상태에서 바닥, 벽지, 베란다, 결로 등의 하자점검을 하고있다. 나무마룻바닥 1장당 2만2000원, 벽지 8만원, 베란다 결로로 인해 생긴 곰팡이는 5만5000원, 문틀은 6만원 식이다.

김포 풍무동 '한화유로메트로' 전 세입자 A씨에게 청구된 세대 수선비용 내역.

전 세입자 A씨는 "계약 당시 상담원은 생활하면서 생긴 바닥 변색은 괜찮고 못질, 고의적 파손만 없으면 추가 보수비가 없다고 했다"며 "막상 계약만기로 나가려니 마룻바닥 변색이나 베란다 결로 등 모두 청구했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A씨가 낸 하자보수비는 총 129만원.


입주자들은 하자보수 비용에 대한 구체적 청구 기준이나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다른 전 세입자 B씨는 "어떤 매니저가 점검을 나오느냐에 따라 책정비용이 달라지는 등 기준이 없고 주먹구구식"이라며 "큰소리를 치면 어떤 부분은 깎아주겠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특히 한화건설이 입주 4년 된 아파트를 변색이 없던 입주 당시의 상태로 복구하게 하면서 2년 전 반전세로 이주한 세입자들은 전 세입자들의 하자보수 비용까지 물게 됐다.

부당한 요구에도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비용을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한화건설로부터 잔금을 받아야 당일 이사를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까지 올라온 상태다.

A씨는 "이삿짐이 이미 이사 갈 집에 도착했는데 세대 수선비용확인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잔금을 받지 못한다"며 "심지어 빨리 서명하지 않으면 추가 하자를 찾아내겠다는 협박을 들은 세입자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 관계자는 "모든 임대주택이 퇴거 시 원상복구가 원칙"이라며 "고급 자재를 쓴 아파트라 비용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건설은 한화유로메트로에 이어 최근 2400가구 규모의 수원 권선 꿈에그린을 선보이는 등 기업형 민간 임대주택사업을 키우고 있다. 브랜드아파트 수준의 품질과 커뮤니티서비스로 민간 임대주택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겠단 포부지만 세입자들과의 이번 갈등으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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