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빨대 OUT!…"쓰레기 걱정? 먹어 치운다"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정한결 기자, 김지현 기자, 김소연 기자 | 2018.07.12 05:05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종합)

편집자주 | 지금껏 기업들에게 친환경은 액세서리였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옵션 중 하나였다. 잘해야 ‘빨대 퇴출’이다. 하지만 ‘친환경 가치소비’가 유행을 넘어 기업경영의 상수(常數)가 되면서 업(業)의 전환,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은 허들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타벅스가 새롭게 개발한 컵. /AFPBBNews=뉴스1


"빨대와의 전쟁으론 부족하다"…친환경·가치소비에서 새 비즈니스 만드는 회사들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➀ 오염유발 세재 안 팔려 P&G 친환경 세탁소 진출, 한번 쓰고 버리던 이케아는 중고시장 진출
지난 6월2일 파리의 대형 슈퍼마켓 '모노프리' 계산대. 10여명 고객이 갑자기 가위를 꺼내 계산을 끝낸 물건의 플라스틱 포장용기를 찢어 바닥에 던졌다. 그런 뒤 '제로 플라스틱(zero plastic)'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불필요한 포장재를 없애라"고 소리쳤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 캠페인이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도록 유통업체를 압박하는 것이다.

3년여 전부터 시작된 ‘플라스틱 어택’의 영향으로 올 들어서만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40여개 글로벌 기업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친환경 가치소비’의 거대한 물결은 ‘빨대와의 전쟁’을 넘어서고 있다. 소비자들은 어떤 원료로 만들어지는지 따지기 시작했고 자신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인지 사용하는 물건을 통해 표현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와 맥도날드는 뒤늦게 친환경 가치소비에 편승한 셈이다. ‘친환경’을 기업경영의 상수(常數)로 인식한 기업들은 이미 ‘친환경이 새로운 시장’이라 판단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거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사진=P&G '타이드 스핀' 홈페이지.
세탁세재 등 세탁 관련 제품이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는 P&G는 아예 친환경 세탁소 시장에 진출했다. 세제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2016년 P&G의 액상세제 판매는 9% 하락했고, 분말세제는 3분의 1이나 줄었다. P&G는 단순히 친환경 세재를 만드는 대신 세탁과 드라이 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한 세탁업으로 비즈니스를 넓혔다. 소비자들이 세탁에 관한한 가치소비를 할 수 있는 ‘윈윈’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이다.

P&G는 2016년 미국 시카고에서 세탁물을 픽업해 드라이까지 해서 배송해주는 '타이드 스핀’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3일에는 워싱턴DC, 필라델피아 등에 250개 라커룸을 가지고 있는 세탁 스타트업 ‘프레스박스’를 인수해 서비스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P&G의 세탁업 관련 매출은 전년보다 34% 상승했다.

“필요하지 않으면 제발 우리 옷 사지마라”는 친환경 캠페인 덕분에 미국 아웃도어브랜드 2위로 급성장한 파타고니아. 이 회사는 지난해 친환경 식품업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무당벌레로 해충을 잡아 재배한 목화로만 옷을 만드는 것처럼 훈제연어와 육포, 맥주도 철저히 친환경으로 만들었다. 훈제연어는 강을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의 동선을 파악해 개체 수에 영향을 주지 않은 적정선에서 포획된 연어만 사들여 만든다. 육포는 호르몬이나 항생제 투여 없이 풀만 먹고 자란 버팔로만 사용하고, 맥주도 화학비료나 살충제 없이 키운 보리를 이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했다.

‘한번 쓰고 버리는 가구’의 대명사인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중고 재활용과는 거리가 먼 이 회사는 최근 중고가구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버려지는 수백만 톤 가구를 재활용해 새 제품을 만들어 2030년까지 100% 순환의 친환경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1일부터 호주에서 중고가구 매입서비스 시범운영에 들어갔다는데 차량공유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무료로 가구를 픽업한 뒤 구입가격의 최대 50%까지 이케아 바우처를 지급한다. 이케아는 이 가구를 새 가구로 다시 만들어 판매한다. ‘쓰고 버리는 가구회사’가 ‘다 쓰면 되 사주는 가구회사’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서든캘리포니아대학 엘리자베스 커리드할켓 교수는 최근 미국 매체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은 굳이 비싼 제품을 사려하기보다 건강하게 키운 식료품을 사고, 유기농 면으로 만든 옷을 사며, 공영라디오방송에 기부를 한다”며 “환경 등 소비자들의 가치소비에 부합하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사진=파타고니아 프로비전 홈페이지.
강기준 기자



“포장 다 벗기니 더 잘 팔린다”…마트의 변신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➁ 고객이 용기 가져와 담아가는 마트 유럽에 속속 등장
독일의 플라스틱 제로 슈퍼마켓 '오리지날 운페어팍트'의 야채 코너를 한 고객이 둘러보는 모습. 이 마켓에서는 고객이 직접 바구니나 용기를 가져와 원하는 물건을 담아야 한다. /사진=오리지날 운페어팍트 홈페이지.
‘친환경 가치소비’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정착되면서 유통에서도 마트의 개념을 바꾸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일부 플라스틱 포장 퇴출을 넘어 포장을 다 벗기고 파는 것이다. 집에서 용기를 가져와 딱 필요한 만큼만 사 가면 된다. 포장도 없고, 필요한 만큼만 사기 때문에 리사이클(재활용)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 살 때부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프리 사이클(free cycle)'이다. 좀 더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도록 애쓰는 기존의 마트 모델을 넘어 마트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윤리적 소비를 한다는 자부심을 선사하고 과소비를 줄이게 하는 것이다.

2014년 문을 연 독일 베를린의 슈퍼마켓 체인 '오리지날 운페어팍트(OU)‘. 마트에 들어서면 식재료와 생필품이 담긴 커다란 통과 유리병이 쭉 진열돼 있다. 고객들은 각자 용기를 가지고와 커피, 샴푸, 세제, 소스 등이 담긴 유리병의 수도꼭지를 틀어 받아 간다. 밀가루, 콩 등은 커다란 통에서 퍼 담아 가면 된다.

파스타면과 버터 등은 직원이 덜어주고, 치약은 알약 형태로 만들어 녹여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계산대 직원은 바코드를 찍는 대신 고객이 담아온 물건의 무게를 잰다. 모든 제품은 그램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돼 있다.

/사진=오리지날 운페어팍트 홈페이지
전체 제품 개수는 총 600개인데 상품별로 선별해 최소한의 브랜드만 가져다 놓았다. 예를 들어 샴푸는 일반 마트에는 7~8개의 브랜드가 진열돼 있지만 이곳은 2~3개 브랜드뿐이다. 소금과 설탕은 단 1종류 밖에 없다. 대신 판매되는 제품들도 대부분 유기농·친환경이다.

OU의 뒤를 이어 뉴욕, 홍콩 등에서도 포장 없는 마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16년 뉴욕에선 '더필러리'가, 지난 2월 홍콩에는 '리브제로'가 문을 열었다. 이들 마트 역시 OU와 운영방식이 유사하다. 홍콩의 리브제로는 플라스틱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대나무로 만든 칫솔과 먹을 수 있는 포장지에 담긴 와플도 판매한다.

미국 뉴욕의 플라스틱 제로 슈퍼마켓인 '더필러리' 매장 모습. /사진=더필러리 홈페이지.
지난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문을 연 슈퍼마켓 '에코플라자'는 육류, 쌀, 과자, 과일, 야채 등 700여 개 상품을 판매하는데 포장지는 비닐처럼 보일 뿐 목질 섬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젖산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었다. 이 포장지는 12주 후 자연분해가 된다.

또 지난해 영국에서 문을 연 '벌크 마켓'도 300여 가지 식품을 고객들이 유리병에 담아 구매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냉동식품 전문 대형마트 '아이슬란드'는 2023년까지 자사 1000여종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포장지를 모두 없애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에 쓰이던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 포장을 모두 종이 포장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이들 마트들은 대부분 생산지 직거래로 상품을 매입하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마트보다 저렴하다. 뉴욕의 더필러리와 홍콩의 리브제로 모두 일반마트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강기준 기자


'쓰레기 걱정? 먹어치워 버려'…주목받는 親환경 스타트업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③ 식물성 원료로 플라스틱 대체 상품 개발
한번 만들어지면 태우지 않는 한 1000년 이상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 매년 수백 톤씩 산으로 바다로 흘러들어 생태계를 해치고 우리 건강을 위협한다. 안 쓰고 덜 쓰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 방법은 쓰면서도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은 대체재 등의 새로운 소비방식을 찾는 것이다. 최근 먹는 물병, 종이로 만든 텐트 등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스타트업들이 잇달아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들에겐 친환경 분야는 혁신의 신시장인 것이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산업디자인과 학생들이 2014년 설립한 스타트업 '스키핑 락스 랩'은 물과 함께 통째로 삼킬 수 있고, 버려도 4~6주후 자연분해되는 물병 '우호(Ooho)'를 출시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물질로 얇고 투명한 막을 만들어 그 안에 생수를 넣는 방식이다. 우호는 재질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있는데, 제작 후 상온에서 며칠이 지나면 보관한 물이 아니라 '포장'이 상한다. 또한 플라스틱 만큼 생산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원가가 저렴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극찬해 더욱 유명해졌으며, 현재 마라톤 대회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롤리웨어'는 식물성 소재로 먹을 수 있는 일회용 빨대와 컵 등을 제작한다. 감귤, 체리, 녹차, 바닐라 등에서 추출한 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맛을 제공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롤업젤리(둘둘 말아 올린 젤리)와 비슷한 맛이다. 플라스틱 재질과 달리 부드럽지만, 음료를 담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의 강도를 유지한다. 다만 상온 이상의 뜨거운 물을 담을 수는 없다. 포장을 풀지 않으면 1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자연분해 기간은 2개월이다.

<br>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친환경 제품들의 모습. 먹는 물병 우호(왼쪽 상단), 베이키스 식용 식기(오른쪽 상단), 롤리웨어 감귤맛 식용컵(왼쪽 하단), 카텐트의 젖지 않는 골판지 텐트./사진=각 스타트업 홈페이지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에보웨어'도 해초 소재로 먹을 수 있는 컵과 포장지를 만들었다. 이들이 만든 '엘로 젤로' 컵은 롤리웨어와 다르게 따뜻한 물 보관이 가능하다. 포장지인 '바이오 플라스틱'은 주로 음식포장·티백 등으로 사용된다. 티백은 물에 녹고, 포장지는 음식과 함께 먹으면 된다. 포장지를 먹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 유통기한은 1년, 컵의 경우는 1개월이다.

숟가락, 젓가락 등 식기 등도 대용품이 나왔다. 인도 스타트업 '베이키스'는 수수, 쌀, 밀 등 곡식 가루를 혼합한 반죽을 잘라 구워 일회용 식기를 만든다. 식기가 20분 동안 물기가 닿아도 물러지지 않기 때문에 어느 음식에도 사용 가능하다. 식사 후에는 단맛, 생강·계피맛 등 총 11가지의 맛으로 제공되는 식기가 디저트가 된다. 수분과 지방이 없어 3년 동안 상온에서 보관 가능하며 먹지 않고 버리면 10일 안에 자연 분해된다.

이밖에 맥주 양조 잔여물로 맥주캔 포장재를 만든 미국의 솔트워터브루어리와 비에도 끄떡없는 골판지 텐트를 만든 네덜란드의 카텐트 등 플라스틱이 점령한 우리 삶을 바꾸는 친환경 스타트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번 사면 평생 쓰면서 낭비를 줄이는 상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상점도 등장했다. 영국의 바이미원스(buy me once)는 장난감, 액세서리, 신발, 가구, 주방용품, 의류 등 평생 사용 가능한 고품질의 상품들만 엄선해 보여준다. 바이미원스 창업자 타라 버튼은 "쓰다가 금방 망가져 버리는 상품을 줄이는 것은 환경보호를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면서 "사람들이 정말 무엇을 사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사랑하는 물건들만 샀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한결 기자


소비자들 '플라스틱 어택'…'플라스틱 프리'가 기업 경쟁력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④ 자발적 참여로 시작된 플라스틱 퇴출 운동
홍콩 맥도날드 매장의 일회용 빨대./AFPBBNews=뉴스1


최근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재나 빨대 사용을 줄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크게 늘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폐해가 커졌기 때문인데 소비자들도 적극 기업에 친환경 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불필요하고 과도한 포장을 줄이자는 세계적인 소비자 운동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 시작된 영국에서는 유명 유통업체 테스코가 "2025년까지 100% 재활용되거나 생분해되는 재질의 봉지를 이용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유통업체 까르푸도 상품 포장재가 100%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편리함만을 쫓던 유통업체들이 빠른 변신에 나선 이유는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 높아진 소비자 의식이 기업의 행동변화를 이끌어낸 셈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플라스틱을 없애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시애틀은 이달 초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커피전문점과 음식점이 많은 주요 도시들도 빨대 사용 금지 법안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 역시 2021년까지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빨대 퇴출을 위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바다에 버려진 빨대가 거북이와 고래 등 해양생물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제 매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800만톤에 이르며, 1년에 10만 마리 이상의 해양 생물이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죽어가고 있다.

세계 최대 커피체인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퇴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9일 환경 보호를 위해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스타벅스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빨대는 약 10억 개가량으로 추정된다. 빨대를 없애기 위해 스타벅스는 음료 뚜껑을 평평한 형태에서 입술을 대고 마실 수 있도록 솟아오른 형태로 바꾼다. 프라푸치노는 돔 모양의 뚜껑은 유지하는 대신 분해가 잘되는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도 내년까지 영국과 아일랜드 매장에서 제공하는 모든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바꾸기로 했다. 던킨도너츠도 2020년까지 음료 컵을 재활용 가능한 종이컵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유통업체뿐 아니라 서비스 기업들도 친환경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유명 호텔 체인 하얏트는 오는 9월부터 손님이 요구하는 때에만 일회용 빨대를 제공할 예정이다.

음료회사 펩시는 소나무 껍질과 옥수수 껍질 등으로 만든 100%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용기를 선보였으며, 코카콜라는 지난 1월 2030년까지 자사의 제품에 사용되는 병과 캔을 전부 수집해 재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에비앙도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 예정이다.

미국 컴퓨터 회사 델은 지난해부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노트북 포장지로 쓰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스티로폼 등을 대신할 유기농 버섯과 대나무 재생지를 활용한 포장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지현 기자


국내 기업도 친환경 비즈니스…빨대·비닐백 `OUT`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⑤ 배달·포장재에 친환경소재 도입
대구 동구 불로동 동구자원재활용센터. 재활용품이 쌓여있다./사진=뉴스1
편리함을 앞세워 일회용품을 대량 사용했던 국내 기업들이 변화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눈뜬 소비자들이 일회용품을 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중국발 쓰레기 대란은 이같은 흐름에 불을 댕겼다. 기업들은 플라스틱 빨대, 비닐백 등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의 대체재를 속속 내놓는 한편,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에도 힘쓰고 있다. '플라스틱 FREE(프리)'가 곧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가장 먼저 일회용품 사용 감축에 나선 것은 배달·포장 수요가 많은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베이커리 등 외식업계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이달 초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비닐쇼핑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고, 뚜레쥬르는 내년 1월까지 80%를 감축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전면 사용 중단'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축소한다. 파리바게뜨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올해 말까지 30% 줄이는 한편, 빨대가 필요없는 컵 뚜껑도 개발하고 있다. 뚜레쥬르 역시 재활용이 쉽도록 일회용 컵 디자인을 바꾸고, 장바구니 증정 행사도 진행한다.

파리바게뜨는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사진제공=SPC
지난해 말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로 환경부에서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한 오리온은 4년간 진행해 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리온은 제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THC)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량을 기존 대비 각각 83%, 75% 줄인 친환경 포장재를 '초코파이情' 제품에 적용했다. 앞으로 '포카칩', '꼬북칩' 등 전 제품에 환경친화 포장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음료업계는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동아오츠카는 2013년부터 포카리스웨트에 페트병과 라벨이 쉽게 분리되는 '환경친화적 분리라벨'을 적용해왔는데, 향후 적용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음료라벨이 쉽게 분리되도록 '수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하는 한편, 캔과 페트병 경량화를 통해 폐기물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있다.

친환경 편의점 그린 세븐 캠페인에 참석한 정승인(왼쪽) 세븐일레븐 대표와 모델 토니안이 일회용 무지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한 기능성 식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커피·음료 판매가 많은 편의점도 재활용률을 높인다. 세븐일레븐은 유통업계 최초로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꾼다.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닐쇼핑백 사용이 많은 유통업체들은 종이쇼핑백을 도입하는 한편,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독려한다. GS25는 오는 12일부터 전국 점포에 종이 쇼핑백을 도입해 각각 150원(大), 100원(小)에 판매한다. 또 카페25는 개인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200원(큰 컵), 100원(작은 컵)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J오쇼핑은 포장용 'OPP 비닐 테이프'를 종이 재질 테이프로 변경하고, 부직포 행거 의류 포장재를 종이 행거 박스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기존 에어캡(뽁뽁이),스티로폼을 완충재로 바꿨다. 롯데마트는 일회용품 줄이기 서약서를 작성하는 고객에게 텀블러를 제공하고 플라스틱 용기 반납 시 유리용기 무상 제공, 아리수 에이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패션업계는 재활용 단계를 넘어 '업사이클링'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은 환경문제에 앞장서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에 동참할 수 있어 1석2조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2012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해 5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매출 규모가 4배 성장했다. 의류 재고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방식인데, 지난 4월 출시한 토트백은 기존보다 물량을 10배 늘렸는데도 완판(매진)됐다.

공간을 재탄생시키는 기업도 있다. 세정그룹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1호 물류센터 건물을 쇼핑센터로 탈바꿈했다. 지난 7일 문을 연 '동춘175'는 '쉼이 있는 쇼핑공간'을 콘셉트로 정원, 도서관 등을 갖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은 자전거가 브랜드 상징이라는 점에 착안, 업사이클링 자전거 100대를 전남 신안군 증도에 기증했다. 네파는 우산 커버를 자투리 방수 원단으로 만들어 '비닐 사용 줄이기'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물류센터 건물을 업사이클링해 오픈한 세정그룹의 복합쇼핑공간 '동춘175'/사진제공=세정그룹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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