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내 기업도 친환경 비즈니스…빨대·비닐백 `OUT`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박진영 기자, 양성희 기자 | 2018.07.11 17:52

[빨대퇴출 넘어 친환경 신시장 뜬다]⑤ 배달·포장재에 친환경소재 도입…패션기업은 '업사이클링' 나서

편집자주 | 지금껏 기업들에게 친환경은 액세서리였다. 기업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옵션 중 하나였다. 잘해야 ‘빨대 퇴출’이다. 하지만 ‘친환경 가치소비’가 유행을 넘어 기업경영의 상수(常數)가 되면서 업(業)의 전환,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친환경은 허들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 동구 불로동 동구자원재활용센터. 재활용품이 쌓여있다./사진=뉴스1
편리함을 앞세워 일회용품을 대량 사용했던 국내 기업들이 변화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눈뜬 소비자들이 일회용품을 멀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발생한 중국발 쓰레기 대란은 이같은 흐름에 불을 댕겼다. 기업들은 플라스틱 빨대, 비닐백 등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의 대체재를 속속 내놓는 한편, '업사이클링(Upcycling·새활용)'에도 힘쓰고 있다. '플라스틱 FREE(프리)'가 곧 경쟁력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가장 먼저 일회용품 사용 감축에 나선 것은 배달·포장 수요가 많은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베이커리 등 외식업계다. SPC가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와 CJ푸드빌의 뚜레쥬르는 이달 초 환경부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말까지 비닐쇼핑백 사용량을 90% 이상 줄이고, 뚜레쥬르는 내년 1월까지 80%를 감축할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전면 사용 중단'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축소한다. 파리바게뜨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을 올해 말까지 30% 줄이는 한편, 빨대가 필요없는 컵 뚜껑도 개발하고 있다. 뚜레쥬르 역시 재활용이 쉽도록 일회용 컵 디자인을 바꾸고, 장바구니 증정 행사도 진행한다.

파리바게뜨는 환경부와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사진제공=SPC
지난해 말 환경친화적 포장재 개발로 환경부에서 '녹색기술 인증'을 획득한 오리온은 4년간 진행해 온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리온은 제조 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총미연소탄화수소(THC)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방출량을 기존 대비 각각 83%, 75% 줄인 친환경 포장재를 '초코파이情' 제품에 적용했다. 앞으로 '포카칩', '꼬북칩' 등 전 제품에 환경친화 포장재를 적용할 예정이다.

플라스틱 사용이 불가피한 음료업계는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동아오츠카는 2013년부터 포카리스웨트에 페트병과 라벨이 쉽게 분리되는 '환경친화적 분리라벨'을 적용해왔는데, 향후 적용제품을 늘릴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도 음료라벨이 쉽게 분리되도록 '수분리성 접착제'를 사용하는 한편, 캔과 페트병 경량화를 통해 폐기물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있다.

친환경 편의점 그린 세븐 캠페인에 참석한 정승인(왼쪽) 세븐일레븐 대표와 모델 토니안이 일회용 무지컵을 화분으로 재활용한 기능성 식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커피·음료 판매가 많은 편의점도 재활용률을 높인다. 세븐일레븐은 유통업계 최초로 일회용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한 무지 형태로 바꾼다. PB 생수 옹달샘물 뚜껑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비닐쇼핑백 사용이 많은 유통업체들은 종이쇼핑백을 도입하는 한편,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일회용품 사용 자제를 독려한다. GS25는 오는 12일부터 전국 점포에 종이 쇼핑백을 도입해 각각 150원(大), 100원(小)에 판매한다. 또 카페25는 개인 컵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200원(큰 컵), 100원(작은 컵)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J오쇼핑은 포장용 'OPP 비닐 테이프'를 종이 재질 테이프로 변경하고, 부직포 행거 의류 포장재를 종이 행거 박스로 대체하기로 했다. 또 기존 에어캡(뽁뽁이),스티로폼을 완충재로 바꿨다. 롯데마트는 일회용품 줄이기 서약서를 작성하는 고객에게 텀블러를 제공하고 플라스틱 용기 반납 시 유리용기 무상 제공, 아리수 에이드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패션업계는 재활용 단계를 넘어 '업사이클링'에 힘을 쏟고 있다. 기업은 환경문제에 앞장서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들은 '착한 소비'에 동참할 수 있어 1석2조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2012년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해 5년 만인 지난해 말 기준 매출 규모가 4배 성장했다. 의류 재고를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방식인데, 지난 4월 출시한 토트백은 기존보다 물량을 10배 늘렸는데도 완판(매진)됐다.

공간을 재탄생시키는 기업도 있다. 세정그룹은 경기 용인에 위치한 1호 물류센터 건물을 쇼핑센터로 탈바꿈했다. 지난 7일 문을 연 '동춘175'는 '쉼이 있는 쇼핑공간'을 콘셉트로 정원, 도서관 등을 갖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은 자전거가 브랜드 상징이라는 점에 착안, 업사이클링 자전거 100대를 전남 신안군 증도에 기증했다. 네파는 우산 커버를 자투리 방수 원단으로 만들어 '비닐 사용 줄이기'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7일 경기 용인시 물류센터 건물을 업사이클링해 오픈한 세정그룹의 복합쇼핑공간 '동춘175'/사진제공=세정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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