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시민권은 온라인으로 신청한 후 100유로만 내면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고 에스토니아에 머물지 않아도 모든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한국을 포함한 154개국에서 3만여 명이 에스토니아의 전자시민권을 받았고 이중 5000여 명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시민권이 있으면 현지 은행의 계좌를 개설하고 법인도 설립할 수 있다. 특히 토종기업뿐만이 아니라 외국기업도 법인세율이 0%고 상속·증여세와 부동산 보유세가 없어 탈린은 스타트업의 성지로 등극했다.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선진국'이기도 하다. 2007년 러시아의 디도스 공격으로 에스토니아의 기간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진 후 범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서 2012년부터는 입법, 사법, 행정 등 모든 영역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확대했다. 부동산 등기, 공공문서, 사업자 등록, 상속, 감사 기록 등이 모두 블록체인을 통해 관리된다.
이를테면 에스토니아에서 아이를 낳으면 병원에서 자동으로 출생 정보가 공유되고 아동 수당이 지급된다. 개별적으로 출생신고를 하거나 수당 신청을 할 필요가 없다. 병원 진료를 받을 때도 언제 어떤 의사를 만나 어떤 처방을 받았는지 등이 블록체인에 저장돼 기록된다. 개인은 자신의 전자신분증을 통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면 주치의가 자신에게 어떤 처방전을 써줬는지 확인할 수 있고 약국은 온라인을 통해 환자의 처방전대로 약을 제조한다.
한국도 정보통신기술(ICT)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고 자부하지만 공공기관마다 서비스가 분리돼 있고 직접 관공서를 찾아가 신청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한국도 에스토니아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