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살롱] '금고지기'의 죄, 그리고 MB의 운명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8.07.10 05:00

[the L] 법원 "이명박·이시형 지시로 횡령·배임 관여" 적시…MB에 불리한 정황들

이명박 전 대통령 / 사진제공=뉴스1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 사진제공=뉴스1


지난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금고지기'로 불렸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국장의 이번 선고는 문재인정부에서 이 전 대통령 최측근에 대한 법원의 첫 유죄 판단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 국장이 실형을 피해갔음에도 이날 판결은 뇌물·횡령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불리하게 작용될 여지가 많습니다.

이 국장은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는 자동차 부품사 다스(DAS)와 관련한 일련의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 권영미씨 등에 대해 다스 100% 자회사 홍은프레닝 자금 10억8000여만원을 허위 급여 방식으로 지급한 횡령 혐의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가 지배하는 (주)다온에 대한 40억원 규모의 특혜성 저리 무담보 대출을 홍은프레닝 자금으로 제공한 배임 혐의 등이 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는 이 국장에게 적용된 이같은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국장이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횡령·배임 행위가 다른 사람에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선고에서 이 국장에 대해 "이명박의 재산을 관리하던 김재정의 업무를 보조하다가 김재정 사망 후에는 김재정이 관리하던 재산, 다스 소유 토지의 매도 등 다스의 주요 현황을 직접 이명박에게 보고했다"고 지목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서의 본인 재판에서 줄곧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장) 것"이라며 다스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제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해 왔습니다. 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한 것입니다.


재판부는 이 국장이 권씨 등에게 10억8000만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행위에 대해 "이명박, 권영미 등의 지시 또는 부탁에 따라 권영미 등에게 홍은 프레닝 자금으로 급여를 지금하는 행위에 관여한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을 적시했습니다.

홍은프레닝이 다온에 대해 40억원의 특혜성 대출을 진행한 데 대해서도 "피고인이 이명박 일가의 지시 및 위임에 따라 홍은프레닝 자금을 보관·운용하는 지위에 있었다"며 "이시형 등과 순차 공모해 다온에 자금을 빌려주는 과정 전반에 가담한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또 해당 거래에 대해서도 "이시형이 홍은프레닝으로 하여금 다온에 40억원을 대여하도록 한 것은 다온의 다스에 대한 차용금 107억원 중 일부를 상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온에 대한 다스의 거액 부실채권이 문제될 것이 우려되자 홍은프레닝에 그 일부를 전가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외에도 재판부는 이 국장이 이 전 대통령의 청계재단이 있는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 전 대통령 차명재산 내역이 적힌 것으로 알려진 노트 페이지를 문서 파쇄기에 넣어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현재 약 350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 111억원 규모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에는 △다스 비자금 횡령 △다스 법인세 포탈 △다스 관련 직권남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삼성으로부터 60억원 규모의 소송비 대납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 측 주장 역시 다스와 연계된 혐의입니다.

지난달 하순 건강 이상을 이유로 두 차례 재판 연기를 신청했던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은 오는 10일 오전 10시에 열립니다. 이 국장에 대한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이 어떻게 반박하고 나설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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