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페라리, 9만원어치 사시겠어요?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 2018.07.05 15:36

美월가, 차·미술품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바람…
주식처럼 車 지분에 투자해 5년 새 가치 '2배' 사례도

/AFPBBNews=뉴스1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의 한정판 자동차를 단돈 80달러(약9만원)에 지분 형태로 소유할 수 있다면?

세계 금융의 중심지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투자 회사들이 자동차를 비롯해 미술작품, 비트코인 등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말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투자회사 랠리로드는 직원들이 멀끔한 양복 대신 티셔츠와 야구모자를 쓰고 출근한다. 이들은 하루종일 컴퓨터로 오래된 독일 벤츠와 이탈리아 페라리의 희귀모델을 찾아보는 데 시간을 보낸다. 이 회사는 뉴욕 증시와는 거리가 멀다. 상태 좋은 클래식카, 한정판 자동차에 투자하고 되팔아 이익을 내는 회사다.

투자자들은 랠리로드의 어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자동차 사진과 스펙을 보고 터치 한번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소 투자 금액은 39달러 정도. 자동차 종류와 가격도 다양하다. 제일 저렴한 모델은 약 7만7000달러의 1977년식 로터스 에스프리 S1이고, 비싼 차는 약 49만5000달러에 달하는 1993년식 재규어 XJ220까지 있다. 그동안 소수의 부자들만 할 수 있었던 클래식카 수집을 일반인들이 지분 투자를 통해 참여할 수 있게 시장이 확대된 것이다.

클래식카 시장은 '블루칩'으로 여겨진다. 자동차보험회사 해거티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클래식카 거래 시장은 300%의 성장세를 보였다.


한 예로 1983년식 페라리 512 BBi 모델은 지난 5년간 시세가 2배나 뛰었다. 2013년만 해도 14만2000달러였던 이 차량의 가격은 지난 5월 30만달러까지 뛰었다. 랠리로드는 이 차량의 지분을 한주에 175달러에 팔았다. 1985년식 페라리 테스타로사 차량에는 한 주당 82달러50센트를 받아 모금을 마쳤다. 보통 차량 1대는 2000개의 주식으로 나눠진다. 희귀 자동차 한 대를 최대 2000명이 나눠서 공동으로 소유하게 되는 셈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7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랠리로드 측은 이미 수천명의 지분보유자들을 확보했고, 추가로 2만여명의 사람들이 새로운 투자를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체 투자 열풍은 미술계에서도 뜨겁다. 메세나나 아테나 같은 업체들은 온라인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미술작품을 직접 매입하거나 미술관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직접 매입의 경우, 현금화가 쉽도록 5만달러에서 100만달러 사이의 중저가 작품에 주로 투자한다. 하지만 자동차만큼 적은 투자금으로 참여는 어렵다. 투자자들은 작품 하나에 평균 1만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연 수익률은 12.5~15.5%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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