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로 업무 시찰을 떠난 왕 회장은 3일(현지시간) 아침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관광지 보니우를 둘러보던 중 난간에 올라가 절벽 쪽 교회의 사진을 찍으려다가 약 10미터 아래로 추락한 뒤 치명상을 입고 사망했다.
톈진 출신의 왕 회장은 1983년 중국 민용항공학원을 졸업한 뒤 중국 민항총국에서 근무하다 1990년 하이난 항공 설립에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2003년부터 HNA그룹 이사장을 지냈다. 그룹 지분 보유율은 약 15%로 파악되며, HNA 실제 경영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HNA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400억 달러에 이르는 공격적인 해외 기업사냥으로 유명하다. 중국 4위의 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을 운영하고 있으며, 호주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 저가 항공사들의 지분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도이체방크의 지분 10%를 인수했고, 2016년엔 세계적인 호텔 체인 힐튼 월드와이드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해외 자산 인수를 공격적으로 진행하던 기업들을 정조준한 중국 당국의 감시를 받아 왔다. 중 당국의 자본유출 억제 등으로 부채비율 관리를 받으며 자금경색이 발생하고 해외 자산 인수도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왕 회장의 사망이 하이항그룹의 경영을 더 어려움에 빠트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션멍 챈슨 투자은행 이사는 FT에 "국가 수준으로 차입 축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사망이 분명이 HNA 그룹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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