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민박으로 소득 두 배가 된 중국의 가난한 시골마을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07.01 15:03

[르포] 중국삼성의 나눔빌리지 사업이 바꾼 中빈촌 풍경…청년들도 다시 돌아와

중국 허베이성 난위촌에서 진행중인 삼성나눔빌리지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지 펜션 모습/사진 제공=중국삼성


베이징에서 남서쪽으로 차로 약 3시간을 달리면 나오는 허베이성의 가난한 시골마을 난위촌(南峪村). 지난 30일 오후 이곳에 도착하자 마을 입구에 서 있는 대형 입간판들이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나눔빌리지 사업의 경과가 요약돼 있었다.

이 입간판은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했다. 자립형 빈곤퇴치 지원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서 각지에서 찾아오는 참관단을 맞이하기 위한 필요 때문이다. 마을은 시골 같지 않게 진입로, 가로등 등이 정돈돼 있었고 주변 경치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냈다.

이곳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민 연소득이 2000위안(34만원) 안팎에 불과하고 전체 224가구 중 59가구(103명)가 빈곤가구인 대표적인 빈촌이었다. 중국삼성과 중국의 부빈기금회(빈곤퇴치기금)이 나눔빌리지 사업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나눔빌리지는 삼성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중국에서는 빈곤퇴치기금과의 협력사업 형태로 농촌 관광사업 등 발전을 통해 마을의 자립기반을 갖추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삼성과 빈곤퇴치기금은 난위촌이 백리협, 십도 등 유명 관광지에 근접해 있는 점에 주목했다. 사업은 2016년 4월10일 시작됐다. 중국삼성과 기금이 각각 10만위안(17억원)씩 냈다. 하지만 인근의 다른 지역도 농촌관광사업 붐을 타고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있어 차별화가 필요했다. 전문가들과의 토론 등을 거쳐 정한 콘셉트는 프리미엄 펜션. 산길을 보수하고 가로등을 세우고 폐가를 리모델링해 고급 펜션을 지었다. 식사도 호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마마화더산포(麻麻花的山坡)라는 자체 브랜드를 도입하고, 전문적인 고급펜션 운영기관도 영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박에 2000~3000 위안(34만~51만 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성수기에는 80%, 비수기에도 60% 가량 방이 들어찬다.

지난해 여름 8개의 펜션을 오픈해 운영 6개월만인 올해 1월 첫 배당금회의를 개최했다. 전체 40만 위안의 수익금이 비율에 따라 모든 촌민들에게 1인당 500위안씩 배당됐다. 빈곤가구에는 두 배인 1000위안, 펜션의 관리와 서비스에 참여한 촌민은 배당금 외에도 매달 3000~4000위안을 받았다. 곧 7개의 펜션이 추가로 가동에 들어가면 주민 전체의 수입은 기존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지 빈곤퇴치기금 관계자는 "소득이 늘어나면서 외지로 나갔던 청년 25명이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진행된 중국 허베이성 난위촌 농촌합작사의 배당금회의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배당금이 지급되고 있다./사진제공=중국삼성

이 사업은 촌민들이 주주로 직접 참여하는 농촌합작사를 설립해 사업을 주관하도록 하고 있다. 운영 수익은 모든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합작사 수익 중 50%는 전 촌민들에게 배당을 하고, 30%는 합작사 발전 예치금으로, 10%는 공공사업 혹은 소위계층, 마지막 10%는 공익 선도기금으로 주변 다른 마을 지원에 사용한다.

난위촌의 성공은 중국 내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빈곤퇴치기금은 이곳 외에도 전국 12곳에서 난위촌과 같은 펜션 농촌관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곳이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초 당시 국무원 부총리였던 왕양 현 정협 주석이 방문해 시찰했고, 하북성 69개 현시의 지도자들이 이곳을 찾았다. 에티오피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캄보디아 등 7개국의 농업장관들도 성공적인 빈곤탈피 사례로 이곳을 보고 갔다.

중국삼성은 난위촌과 같은 자립형 빈곤 퇴치 지원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7일 중국 구이저우성에서 중국삼성 빈곤지원사업 발대식을 갖고, 앞으로 3년간 구이저우, 쓰촨, 산시성 등의 지역에서 10개의 나눔빌리지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빈곤지원 분야에만 1억5000만 위안(252억원)이 투입된다.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마을을 바꿔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너무 기업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면서 "단순한 지원보다는 마을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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