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車보험, '문케어' 확대 '유탄'…매년 입원료 740억 더 낼 판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8.07.02 04:21

자동차보험, 자기부담금·기한 제한 없이 상급병원 2·3인실 입원 가능 '쏠림현상' 우려


7월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 입원실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자동차보험을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들이 유탄을 맞았다. 그동안 2·3인 입원실은 상급병실로 분류돼 7일까지만 입원료를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기간에 상관없이 입원료를 모두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2·3인 입원실 입원료로만 연간 700억원이 넘는 보험금이 추가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1일 정부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상급병원 2·3인실에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돼 병원마다 제각각이던 입원료가 4인실을 기준으로 3인실은 120%, 2인실은 150~160% 등으로 표준화된다. 기존에는 2·3인실 입원료의 일부(6인실 입원료·환자부담률 20%)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나머지 차액은 환자가 100% 부담해야 했지만 이달부터는 건강보험이 확대돼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문제는 이번 건강보험 확대 적용이 민간보험사들이 판매하는 자동차보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 있다. 그간 자동차보험은 건강보험 지급기준을 준용해 보험금을 지급했다. 1~3인실 상급병실에 입원했을 경우 7일 범위 내에서 입원료를 전액 지급하되 7일을 초과하면 일반병실 입원료와 상급병실 입원료의 차액은 환자가 내야 했다.

하지만 이달부터 보험사가 2·3인실에 대한 입원료를 기간에 제한 없이 지급해야 한다. 건강보험은 2·3인실에 입원하면 30~50% 가량 자기부담금을 내지만 자동차보험은 자기부담금도 없어 며칠을 입원하든 전액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환자가 2·3인실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이롱(가짜)환자가 병원과 짜고 2·3인실에 장기간 입원하는 사태까지 우려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통사고로 입원하면 고가의 비급여 치료를 할 수 있고 장기 입원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통상 건강보험보다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사고를 처리한다”며 “건강보험은 2·3인실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자기부담금을 상향했지만 자동차보험은 그럴 수도 없기 때문에 2·3인실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달부터 입원료 1일당 평균단가가 상급종합병원은 42.9%, 종합병원은 41.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입원료로만 총 740억원 가량의 보험금을 더 지급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정부가 2·3인실에 대한 입원료의 건강보험 적용을 병·의원급 의료기관까지 확대하면 추가 부담은 더 늘어난다.

이에 업계는 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국토교통부 등에 자동차보험 지급기준 개정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은 현행대로 4인 이상 병실만 일반병실로 인정하거나 2·3일 병실의 경우 입원료를 14일 범위 내에서 지급하도록 기준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악화되고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동차보험 지급기준과 표준약관을 개정해 무리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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