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인테리어계의 이마트' 에이스홈센터 서비스 승부수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 2018.07.02 04:09

[르포]홈임프루브먼트 전문매장, 가격 아닌 서비스로 경쟁…고객 원하는 색상 제작·없는 상품도 주문

에이스홈센터 금천점 외부모습/사진=지영호 기자
시흥IC에서 시흥대로를 따라 남쪽으로 1km를 달리면 홈 임프루브먼트(Home improvement) 전문매장 '에이스홈센터 금천점'이 보인다. 임프루브먼트 전문매장은 집을 꾸미고 보수하는데 필요한 상품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다. 보편화된 선진국에 비해 국내에선 아직까지 생소한 분야다.

베이지 톤의 외관은 프리미엄 아울렛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지만 규모는 예상보다 소박(?)했다. 맞은편 홈플러스 금천점과 비교할 것도 없이 바로 옆의 LG전자 베스트샵보다도 작았다.

전체 3개층 중 사무실과 AS센터로 쓰는 3층을 제외하면 판매공간은 2개층이다. 1층은 페인트와 공구, 배관, 건축용 자재 등이 있고, 2층은 인테리어 자재, 생활용품, 전기·조명, 원예·애완, 자동차용품이 있다. 대분류로 11가지, 상품수로 따지면 2만여가지다. 외관은 하이마트 매장 크기였지만 내부는 이마트처럼 다양한 물건으로 가득했다.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상품이 보인다. 3D 방식의 '레이저 레벨기'는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금고 감지 시스템처럼 레이저를 4면에 비춰 수평을 보여주는 기계다. 이를테면 벽면에 합판이나 띠지를 두를 때 같은 높이로 시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전문 상점이 아니라면 볼 수 없는 제품도 상당하다. 전동형 잔디깎이부터 대형 목재를 벨 때 쓰는 엔진톱까지 구비돼있다. 대형마트에나 볼 수 있는 '봉투당 얼마' 식의 판매방식을 볼트·너트같은 제품에 적용한 것도 특색있다.

에이스홈센터 1층 매장/사진=지영호 기자
가격은 주변 공구상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기존 상인들과 가격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에서다. 가격 대신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고객이 색상을 가져오면 현장에서 직접 색깔을 만들어 원하는 양만큼 판매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4000만원짜리 조색기(색을 만드는 기계)를 2대 들여놨다.

고가구에 달린 경첩이 망가졌다면 이곳에서 구할 수 있다. 없는 상품은 직접 주문해 들여놓는다. '고객을 끝까지 돕는다'는 모토에서다. 에이스홈센터가 '헬프펄 플레이스(helpful place)'를 수식어로 삼은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에이스홈센터 층별 안내도./사진=지영호 기자
불현듯 얼마전 화장실 선반에서 로션을 꺼내려다 떨어뜨려 깨져버린 세면대가 생각나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해결방법을 묻자 안내데스크 직원은 전문가를 연결시켜 주겠다고 했다. 10여분 뒤 전문가는 전화로 몇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현장에 없는 고객이라도 끝까지 돕겠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에이스홈센터는 국내에서 처음 문을 연 홈 임프루브먼트 매장은 아니다. 2005년 영국계 기업이 비슷한 콘셉트로 구로구와 구리시 2곳에 매장을 냈다. 하지만 DIY(do it yourself) 문화확산에 실패하면서 2년만에 철수했다. 에이스홈센터를 운영하는 이에이치씨는 현재 고객의 DIY 이해도가 높아지고 인건비가 올랐다는 점에서 10여년전과 다른 여건이 형성됐다는 판단이다.

김병석 운영팀장은 "부동산중개앱 다방에선 인테리어 카테고리가 생겼고, 인테리어 방송 '집방'이 인기를 끌고있다"며 "홈플러스가 생활잡화 소품 인테리어 업체인 모던하우스를, 신세계가 가구 인테리어 브랜드 까사미아를 인수한 것은 시장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소개했다.

남은 숙제는 지역 상권과의 조화다. 유진기업 계열사이기도 한 이에이치씨는 앞으로 할인경쟁을 하지 않으면서 시흥공구상가 인근으로 전단을 뿌리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병우 상무는 "비가격적 요소의 경쟁력을 키워 관련시장을 키우는데 주력하겠다"며 "원스톱 쇼핑의 편리성과 선진화된 고객관리기법을 개발해 주문에서 배송·시공까지 토탈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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