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BBK 김경준 사기에 충격, 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18.06.26 19:33

[the L]

이명박 전 대통령 / 사진=홍봉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 사건의 당사자인 김경준씨에 대해 "얘는 법으로 다스려야지, 이런 식으로 한국에서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에서 진행된 공판기일에 출석해 "저는 젊은 사람(김씨)이 한국에 와서 새로운 분야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사기성이었어서 충격을 받았다"며 "BBK 말도 못 붙이게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처음 만난 경위에 대해서는 "김씨의 부모들이 저를 찾아와서 한 분은 권사이고 한 분은 장로시라면서 '이민 가서 아들 딸 둘을 고생해서 아이비리그에 들어가게 해 둘 다 변호사를 만들었다'고 해서 조금 감동적으로 들었다"고 회상했다.

또 "우리나라 첫 투자금융을 시작하는 거라고 하니까 부모님들이 '얘들이 한국에 와서 한다'고 해서 호의적으로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일을 해보니까 BBK에 대해 한 마디도, 뭐 하는 회사냐고 물어볼 수 없었다"며 "김경준 이 사람이 나에게 얘기를 안하고 다스에 가서 돈을 140억원 투자를 받았다고 하는데 분명히 두 번이나 내려갔다고 하더라. 나에게 얘기도 안하고 갔다"고 설명했다.


또 "이후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김씨가 '금융감독원에 몇 달 있다가 가서 BBK 잘 봐달라고 얘기해줄 수 있냐'고 했다"며 "내가 'BBK가 뭔데 이러느냐'고 하니 '그건 알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이어 "'내가 허수아비냐, 뭘로 가서 얘기를 하느냐, 못한다'고 하니 정색을 하고 '당신하고 나하고는 앞으로는 같이 안한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한참을 있다가 그 길로 나왔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서도 김경준의 말과 책이 증거로 제시되는 것을 보고 제가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겠다 이런 생각을 했다"며 "다스 재판이 관심을 둘 만한 것이냐. 140억 받으면 받고 못 받으면 못 받고. 그게 무슨 대단한 재판인 것처럼, 그거 아니면 회사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무슨 관심을 갖겠냐"고 했다.

또 "지금 생각하면 공개적으로 말하고 싶었지만 다스 소송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게 책잡힐까 싶어 말을 못했다"며 "젊은 사람(김씨)이 지금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는 생각없이 해서 답답한 마음에 말씀을 드린다. 그 말씀을 하고 가야 잠을 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11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및 350억원 규모의 횡령 등 혐의로 지난 3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대통령의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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