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남은 피의자 3명 잡는데 몇년 걸릴수도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18.06.26 18:27

2명은 소재 파악 안돼, 구속된 송씨 "소라넷 모른다" 진술…인도 절차 길어질 가능성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기자

해외 도피 중이던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였던 '소라넷' 운영자 4명 가운데 1명이 구속됐으나 나머지 3명의 한국 송환은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조세 도피처 국가의 계좌를 사용한 탓에 경찰이 자금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26일 경찰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전날 구속된 소라넷 운영자 송모씨(44) 외에 송씨의 남편 윤모씨(47)와 홍모씨(48), 박모씨(43) 등 나머지 운영자 3명은 강제 소환에 빠르면 수개월, 길면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이들 3명은 호주 시민권자다.

경찰 관계자는 "송씨를 상대로 나머지 피의자들의 현재 소재지를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소재지가 파악돼도 범죄인 인도 절차가 빨리 진행돼야 강제 소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외교적 문제"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 송씨와 윤씨가 호주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법무부에 범죄인 인도를 신청했다. 법무부는 2~3개월 검토를 거친 뒤 호주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역시 부부인 홍씨와 박씨는 소재가 불분명해 범죄인 인도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범죄인 인도 청구가 접수되면 상대 국가 법무부에서 청구 내용이 자국법에 따른 요건에 맞는지를 우선 검토한다. 이후 해당 피의자가 인도에 불복하면 재판이 진행된다.

법무부 관계자는 "윤씨가 인도 절차에 불복할 경우 보통 1~3심에 걸친 인도 재판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하지만 인도에 응할 경우 빠르면 수개월 내에 송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씨 등은 1999년 9월부터 2016년 4월까지 17년간 해외에 서버를 두고 몰카(불법촬영물)·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집단 성관계 등 불법 음란물이 공유되는 성인 인터넷 사이트(회원 100만명 이상 추정)를 운영한 혐의다.


사이트에 도박 사이트·성매매업소 등의 광고를 올려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들이 챙긴 수익 규모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조세 도피처 국가의 계좌를 사용했다"며 "계좌 추적을 위해 노력했으나 해당 국가에서 협조하지 않아서 자금 추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의자 4명 중 2명은 서울대 졸업생으로 확인됐다. 구속된 송씨 등 나머지 2명은 서울대는 아니지만 서울 시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수사가 시작된 2015년부터 뉴질랜드와 호주 등 외국을 돌며 도피 생활을 해왔다. 송씨는 도피 중 외교부가 여권 발급을 제한하고 반납을 명령하자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패소하기도 했다.

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소라넷과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소라넷과 전혀 관련이 없다", "소라넷을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버 범죄는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지만 소라넷 수사는 몇 년 동안 계속 이뤄졌기 때문에 국제 공조 수사를 하면서 자료가 많이 확보된 상황"이라며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한다 해도 객관적 증거 자료와 관련자 진술이 있어서 혐의 입증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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