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양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남북 교류협력을 ‘개시-성장-심화’ 단계로 나눠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개시 단계’는 북한의 ICT·과학기술 수준을 면밀히 파악한 후 추진하기 쉬운 사업부터 우선 발굴하는 것이다. 가령, 기술 용어나 규격 등을 표준화하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장 단계’에서는 남북간 정보통신망 등 인프라 구축 및 심층적인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심화 단계’에선 다양한 주체·분야에서 협력·공동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이번 남북 경협이 기존에 우리나라 진출 기업인이나 금강산 관광객 대상 유선전화 연결만이 아닌 ‘이동전화’까지 포함해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유무선 통신망 자체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남북한 ICT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북한 통신망 구축 관련 협력방안을 구상하고, 남북한의 통신망·지상파 방송을 연결하기 위한 시장조사와 네트워크 구축 현황 파악에 착수했다. 또 남북의 분야별 주파수 정책 및 이용현황을 공유하는 ‘남북주파수협력위원회’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간 사업자들도 본격적인 교류 준비에 나섰다. 가령 KT는 개성공단에 통신서비스(유선전화 1300회선)를 제공한 경험을 살려 현재 ‘남북협력사업개발 TF(태스크포스)’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위성 서비스를 통한 방송 교류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전사 남북경협 TF를 구성해 북한 통신 인프라 고도화 및 서비스 제공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성은 SK텔레콤 CR혁신TF장은 “남북간 이동통신 기간망 구축은 한반도 신경제지도에 기반해 철도·도로 등 다른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과 연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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