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훈장 추서' 논란 확산…"독재권력 부역자" vs "정치적 업적 인정"

머니투데이 김하늬, 안재용 기자 | 2018.06.24 17:13

[the300]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추서 반대글 잇따라…여야 정치권 "한국 현대사의 주역 예우해야"

고(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국민훈장 추서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전 총리가 5.16 군부 쿠데타의 주역이자 독재 권력 부역자라는 과오가 있는 만큼 훈장은 부적절하다는 입장과 '3김(金) 시대'로 대변되는 정치적 업적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김 전 총리에게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훈장인 무궁화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한국 현대사의 오랜 주역이셨고, 전임 총리이셨기에 공적을 기려 정부로서 소홀함 없이 모실 것"이라며 "훈장 추서를 하기로 내부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민중당을 비롯해 일부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김 전 총리가 군부 독재의 주범이자 중앙정보부를 창립한 역사의 죄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역사의 죄인에게 훈장은 맞지 않는다"며 "그가 남긴 과오를 보면 자연인 김종필의 죽음조차 애도하고 싶지 않을 정도"라고 논평했다. 이 대변인은 "박정희와 함께 4·19 혁명을 쿠데타로 짓밟은 역사의 범죄자"라며 "서슬 퍼런 중앙정보부를 만들고, 반공주의와 독재 공포정치로 민주주의를 질식시킨 자"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독재 권력에 부역하며 역사 발전을 발목 잡은 인물에게 훈장 수여는 가당치 않다"며 "정부는 국민이 동의할 수 없는 훈장 추서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실패한 인생이었다"고 썼다. 황씨는 "가는 마당임에도 좋은 말은 못 하겠다"며 "징글징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의 죽음은 개인적 죽음일 수 없다. 역사적 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며 "김종필은 총으로 권력을 찬탈했고, 독재권력의 2인자로서 호의호식했다"고 비판했다.

이치수 여의도정책연구원 의장도 "5.16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에서 한일협정을 체결하며 오히려 3억달러를 받았으니 일본 입장에서 고마운 사람"이라고 비판하며 훈장 추서에 반대했다.

이밖에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훈장 서훈을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수십 건 올라왔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훈장 반대 청원은 70여 건 게재됐다.


한 청원자는 "김종필 전 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장본인이며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국민들의 알 권리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초대 중앙정보부장"이라며 "그런 사람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추서한다는 것은 촛불을 들고 나선 국민들의 행동에 대치되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8.6.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이같은 논란에도 정부와 여당은 훈장 추서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전 총리 훈장 추서 논란에 "특별히 논란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일생 동안 한국사회에 남긴 족적에 명암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국가에서 예우를 해 (훈장 추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조문을 통해서도 "파란만장한 현대사의 주역이었던 김 전 총리님의 명목을 빈다"며 "김 전 총리가 상생하고 통합하는 정치에 대한 교훈을 만드셨기 때문에 그런 뜻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행정안정부 장관도 조문 직후 "아마 총리실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국민훈장 무궁화장으로 대충 결정이 된 것으로 안다"며 "무궁화 대훈장은 국가원수, 동맹국 국가원수로 제한돼 있어 국민훈장 중 최고인 무궁화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고인이 여러가지 한국 현대사에서 영욕을 겪으면서도 해야 할 몫을 당당히 해주신 것에 대해 늘 감사드리고 있다" 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명암은 엇갈리지만 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기신 큰 어르신으로 국민은 기억할 것"이라며 "정부가 훈장을 수여한다고 하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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