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가 쏘아올린 패배?…"누가 못하려고 하겠나"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18.06.24 16:48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전반 26분 핸드볼 반칙으로 PK 실점을 허용한 뒤 얼굴을 감싸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 장현수 선수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팀 경기인 축구에서 한 선수를 타깃잡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장현수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 F조 2차전인 멕시코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전반 26분 패널티박스 안에서 태클을 하다 상대 공격수가 찬 공에 팔을 맞았다. 핸들링 반칙으로 멕시코에게 패널티킥 기회를 내줬고 이는 바로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21분에는 슈팅하려는 치차리토에게 무리한 태클을 시도하다 실패해 멕시코의 추가득점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줬다.

이후 손흥민의 만회골에도 경기가 2-1 패배로 끝나자 비난의 화살은 장현수에게로 날아가 꽂혔다. 한국이 지난 18일 스웨덴전에 이어 멕시코전에서 2연패 하며 자력 16강 진출의 단꿈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멕시코가 스웨덴에 승리를 거두고, 한국은 독일을 2점 차이로 이겨야 한다.

축구 팬들은 공교롭게도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조별 예선 1,2차전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를 한 순간 모두 장현수가 연관돼 있다며 그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는 장현수의 부정확한 패스가 문제가 됐다. 박주호는 패스를 받아내려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고 박주호와 교체 투입된 김민우가 스웨덴에게 패널티킥을 허용해 실점했다.

축구 팬들은 "장현수는 역대급 X맨" "울 자격도 없다" "장현수 때문에 다른 선수들 사기도 저하된 듯"이라며 한국 대표팀의 계속된 불운을 '장현수 나비효과'라고 불렀다.


이영표 전 축구 국가대표이자 해설위원도 "실수가 계속되면 실력이다"라며 장현수의 태클이 불필요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반면 동료들은 장현수를 감쌌다. 멕시코전에서 만회골을 넣은 손흥민은 경기 후 "누가 못하려고 하겠나. 골은 먹힐 수밖에 없는 거다. 나도 수비를 잘하지 못한다. 본인도 잘 하려고 하다가 실수가 나오는 거다"라며 "두 번째 실점 장면은 공격수가 정말 잘했다. 괜히 EPL의 좋은 팀서 뛴 선수가 아니다. 또 그게 (장)현수 형이라는 게 미안하다. 현수 형과 영권이 형 그리고 벤치 수비수들한테 모두 고맙다"고 장현수를 위로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거듭된 선방을 보여줬던 골키퍼 조현우도 "장현수가 걱정하지 말고 다 막아주겠다고 하더라. 내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며 "장현수는 누구보다 축구를 열정적으로 하는 선수다. 당연히 페널티킥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비판 말고 격려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국가대표 감독도 멕시코전 이후 한국의 스포츠 문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슈틸리케는 독일 신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유죄 판결을 받는 희생양이 반드시 나와야 한다. 그 문화가 고정되어 있다"며 "축구에서는 항상 감독을 비판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희생양으로 경질됐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과 동시에, 지나치게 한 선수, 감독에게만 비판을 가하는 한국 축구 문화 자체를 비판한 셈이다.

한편 한국은 27일 밤 11시 독일과 마지막 조별예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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