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공포로'…제주 예멘 난민 논란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 2018.06.23 14:49

靑 국민청원만 500여건↑, 30일 광화문 집회까지…"강간하러 왔다" 등 괴담도 난무

예멘 난민들이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 참석해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제주 지역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제주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500여명에 달하는 난민들을 수용하면 사회 질서·치안 등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슬람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 사례를 들며 테러·성범죄 등이 일어날 것이라 우려하기도 한다.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은 500여건을 넘어섰고 오는 30일에는 광화문서 난민 반대 집회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1일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조사한 여론조사(표본오차범위 ±4.4%)에 따르면 '예멘 난민 수용'에 대한 찬성은 39%, 반대는 49.1%로 반대 의견이 10%포인트(p) 더 높았다. 매우 찬성한다는 의견은 8%, 매우 반대한다는 의견은 23.4%로 나타나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3일 현재까지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은 총 561명이다. 이중 549명은 난민 신청을 했다. 이들은 2015년부터 벌어진 예멘 내 수니파와 시아파 간 내전 때문에 제주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권 단체 중심 주장에 반발이 심화됐다.

반대 주장을 잘 살펴보면 기저에는 무슬림(이슬람 교도)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 일부 다처제라는 사실을 들며 561명이 순식간에 5000명, 5만명으로 불어날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들을 받아들일 경우 또 다른 이슬람 난민들이 대거 몰려올 것이란 불안감도 있다. 난민들이 현지 여성을 대상으로 집단 성범죄를 일으킨 사건(2016년 독일 쾰른 사건 등)을 들며 국내에서도 현실화 될 것이란 주장도 한다.

또 이들이 '가짜 난민'이라고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 근거로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 등을 만들었다는 사실 등을 들고 있다. 한국인 브로커가 취업 알선을 위해 데리고왔다고 하는 등의 주장도 나온다.


불안이 점차 커져 공포로 번지며 확인되지 않은 괴담도 난무하고 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제주도 난민이 (한국 여성들을) 강간하러 왔다는데 사실이냐"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남자 수십명이 타할루시(Taharrush jamai)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고, 강간 매뉴얼도 있다는 괴담이 담겨 있었다. 이에 대해 "미래에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봇물을 이뤘다.

이를 반영하듯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23일 현재까지 올라온 제주 난민 관련 청원만 520여건에 달한다. 최다 추천 청원글은 36만9000여명의 국민들이 서명했다.

한 청원자는 23일 '이슬람 난민 때문에 매일 잠을 설칩니다'란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자는 "난민을 반대하는 사람은 혐오라는 단어로 압축해서 소수로 전락시켜버리고 난민찬성하는 소수 인권단체 주장만 뉴스로 도배한다"며 "왜 우리국민이 밤잠 설쳐가며 난민 때문에 가슴졸이며 불안에 떨어야만 합니까"라고 비판했다.

오는 30일 이슬람 난민들을 반대하기 위한 광화문 집회도 예고된 상태다. 지난 21일 본인을 '일반 국민'(the_public_of_korea)이라고 지칭하는 이는 블로그를 개설한 뒤 반대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23일 현재까지 1300여명이 참여의 뜻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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