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2018 서울국제도서전'(이하 도서전) 첫날 현장을 찾았을 때 이를 몸소 경험했다. 평일임에도 교복 입은 학생들, 2030 젊은이들,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행사를 주최한 대한출판문화협회 관계자는 “오전 10시 오픈 전부터 많은 입장객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관람객 20만 명을 찾아 예상 밖 성공을 거둔 도서전이 올해 세운 목표 30만 명도 거뜬히 채울 기세였다.
출판사별로 특색있게 꾸민 부스들은 소문난 인증샷 명소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뜨겁게 달궜다. 버튼을 누르면 책 속에 한 구절이 인쇄돼 나오는 문학자판기, 도서전에서 가장 먼저 살 수 있는 '신상책', 오직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책'과 굿즈가 독자들을 유혹했다. 출판계 비주류였던 '잡지','라이트노벨'은 특별기획전으로 관람객을 맞이했다.
북스피어는 꽃집과 서점을 함께 운영하는 디어마이블루와 협업해 부스 전체를 꽃과 은은한 전구로 꾸몄다. 부스 안에 성인 남자 둘이 앞치마를 두르고 화관을 쓰고 서 있어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꽃으로 뒤덮인 책상은 이미 인증샷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독자들이 부스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독서클리닉' 코너에 있는 '읽는 약국' 앞에는 맞춤 책 처방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붐볐다. 서점 '사적인서점'이 일, 인생, 활기, 관계, 독서 등에 관한 30여 종의 책을 준비해 관람객들을 '상담'해 주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이지영씨는 "수필 등단을 준비 중이라 여기서 추천한 글쓰기 관련 책 두 권을 샀다"며 "책에 관심은 읽는데 뭘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한테 많은 도움이 되는 코너라 흥미롭고 주변에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서전에 참가한 한 출판사 관계자는 "서점, 책을 통해서만 독자를 만나던 출판사들이 직접 독자들 눈을 보며 1대 1로 대면하는 값진 현장"이라며 "독자들과 더 가까이 만나고 좋은 만남을 갖고 싶어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말했다.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 동안 한 권의 책을 읽지 않는다는 암울한 지표(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는 숫자에 불과하다. 아직 '국제도서전'이라는 이름에 비해 지역색이 짙지만 서점, 출판계는 독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에 분주하다. 그리고 독자들 역시 그에 화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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