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면허신청 '봇물'..기존 LCC "6개로도 충분"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8.06.21 05:37

플라이강원 지난달말 면허 신청…에어로K·에어대구·프레미아항공·남부에어 등 면허 신청 대기중

올여름 저비용항공사(LCC)가 되기 위한 면허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진에어 등 기존 LCC들은 "6개로도 충분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옛 플라이양양)은 지난달 30일 국토부에 신규 면허 신청을 내면서 '면허 신청 3수'에 나섰다. 2016년, 2017년에 이어 세번째 신청이다. 지난해 말 과당경쟁을 이유로 사업면허가 불허됐던 에어로K(에어로케이·청주 기반)도 조만간 면허를 재신청할 예정이다.

이밖에 에어대구(대구 기반), 프레미아항공, 남부에어, 프라임항공, 에어필립 등이 LCC 신규 면허 신청을 준비 중이다.

프레미아항공은 국내 최초의 중·장거리 전문 LCC를 표방한다. 7월에 면허 신청에 나서는데, 면허를 받게 되면 국내선 노선에서부터 이익을 내고 이후 중·장거리 노선에 취항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레미아항공의 김종철 대표는 제주항공 출신으로, 과거 제주항공을 흑자전환 시키는데 기여한 바 있다.

기존 LCC들은 예비 LCC들의 신규 진입에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신규 LCC들이 생겨나면 기존 LCC들의 수익성이 낮아진다는 우려에서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20일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지금 LCC 6곳으로도 충분하다"며 반대했다.

최 사장은 "최근 몇년간 유가와 환율, 중국 관광객 증가 등 대외변수와 영업환경 호전으로 LCC 산업이 급성장했지만 LCC가 늘어나면서 단기간 양성이 어려운 조종사 인력 빼가기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LCC 수가 더 늘어나면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 포화와 인력 빼가기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수익구조 악화의 악순환에 다시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현재 빈 슬롯이 새벽 밖에 없을 정도인데도 무리해서 면허를 신청하는 모습"이라며 "예비 LCC들이 현재는 지역 기반 항공사를 표방하지만 실제 속셈은 이익을 낼 수 있는 국제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지난 3월 기존 '자본금 150억원·항공기 3대 보유'에서 '자본금 300억원·항공기 5대 보유'로 LCC 면허 발급 요건을 강화했다. LCC 간 경쟁이 격화하고 안전 확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신규 항공사가 건실한 조건을 갖추도록 한 것이다.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말 면허 신청에서 양양발 국제노선을 신청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평창올림픽을 개최했고, 아름다운 산과 스키 환경을 갖춘 양양공항이 국적 항공사 8곳 아무도 쓰지 않는 '유령 공항'이 되고 있다"며 "베트남 하노이, 필리핀 클락 등에 취항해 해외에서 강원도로 오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납입액 302억7000만원 등 600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춘 데다 20여개 기관투자자들이 있고 강원도, 양양군이 투자 의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2개의 대형항공사(FSC)를 비롯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6개 LCC가 영업을 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저비용항공사는 1843만명을 수송, 전년대비 4.9% 늘어나 분담률 56.9%(대형항공사 43.1%)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형항공사의 국제여객수는 전년대비 1.9%, 탑승률은 0.6%포인트 줄었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여객수는 같은 기간 41.9%, 탑승률은 1.8%포인트 늘었다.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