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치닫는 美·中 무역전쟁…보복관세에다 기업압박 카드까지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김영선 기자, 강기준 기자 | 2018.06.20 15:47

서로 “상대가 잃을 게 많다”…하지만 양쪽 모두 큰 피해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 5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중 무역전쟁이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관세부과의 규모를 점점 키우고 있고 중국은 중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기업 옥죄기까지 나설 태세다.

초강경 보호무역주의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잃을 게 더 많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의 대중(對中) 수출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보복조치로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 검토를 지시한 것과 관련 나바로 국장은 "미국의 기술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며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통한 중국의 기술 굴기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또다시 보복조치를 내놓을 것까지 고려해 나바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 조치의 목표가 될 수 있는 모든 미국인, 아이오와나 다른 주의 농부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보복관세만으로는 미국에 동등한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미 국채를 매각하거나 자국내 미국기업을 직접 압박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중국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미 전체 국채의 8%를 갖고 있다. 중국이 이중 일부를 내다 팔 경우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해 미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중국이 중국내 미국기업을 제재하거나 미국과 거래하는 중국기업을 압박하는 방안도 있다. 중국은 2016년 애플의 '아이북스 스토어'와 '아이튠스 무비스'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애플이 이번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를 본 대북(對北) 문제도 중국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중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북한의 핵 개발을 동시에 중단하는 '쌍중단'이 실현된 만큼 이번에 방중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재 완화' 선물을 안겨줄 수도 있다.

그러나 양국의 무역전쟁 카드가 실제 이행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치킨게임의 결과 양쪽 모두 입을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부과 초기에 반도체나 플라스틱, 철강, 알루미늄 등을 겨냥했지만 추가관세를 부과할 경우 휴대폰과 컴퓨터, 의류, 장난감, 가구 등 소비자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물품을 제외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확대는 2019년 말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0.34% 줄이고, 대중 관세부과 규모가 1000억 달러에 달할 경우 미국내 50만 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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