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BAT보다 실리콘밸리가 더 걱정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 2018.06.18 11:08

美기업, 중국 투자 221조원인데…사업 규제, 미국산 제품 불매 등 우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팀 쿡 애플 CEO가 지난해 6월 워싱턴 백악관 미국 기술위원회 라운드 테이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AFP=뉴스1

미국의 대(對)중 관세부과 품목에 첨단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 제동 걸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보다 'FANG'(페이스북·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미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중국의 첨단산업 성장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무역 전쟁을 벌였으나 오히려 중국보다 미국 IT 기업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1102개 품목 중 818개는 다음 달 6일부터 관세가 부과되며 나머지 284개 품목은 추가 검토를 거쳐 발표된다. 2차 관세 부과 품목에는 항공우주, 로봇 등 첨단기술 제품이 대거 포함됐다.

알리시아 헤레로 나티시스 아·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 갈등은 '미국 우선주의'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기 위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분야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 견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3일 대중 무역 관세 부과 품목 1333개를 발표하면서 '중국제조 2025' 핵심 업종이 중점적으로 포함됐다고 밝혔다. 텐센트는 발표 이튿날인 4일 10% 하락 마감했다. 알리바바는 4월 6일 기준 전달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진 167.52달러를 기록했고 바이두도 약 46% 급락했다.


하지만 중국 첨단기술 기업들의 수익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1차 목표가 기술의 자급자족인 만큼 BAT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 매출이 중국을 위주로 발생하고 있어서다. 사업 확장도 아직 서구 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반면 미 기업에게 중국은 중요한 소비 시장이다. 대중 투자 규모만 2000억달러(221조원)에 달한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 15일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경우 값싼 노동력, 중국산 부품, 중국 소비층 등을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대중 관세 장벽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대미 보복을 위해 관세뿐만 아니라 여러 가공할만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며 "중국 당국은 (기업을 상대로) 제품 안전 검사를 늘리거나 수입품 승인을 늦추고, 중국인들이 미국산 제품을 불매하고 미국 관광을 가지 않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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