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취업자, 7.2만 증가 그쳐…'일자리 대란' 점입가경(종합)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 2018.06.15 11:07

통계청 '2018년 5월 고용동향'…청년실업률 10.5%로 5월 기준 역대 최고

통계청 '2018년 5월 고용동향'/자료=통계청
5월 취업자가 1년 전과 비교해 7만2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 쇼크' 상태였던 2010년 1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정부는 일자리 관련 부처 장관을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모색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8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6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가 1만명 감소했던 2010년 1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저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취업자 증가 폭은 적어도 30만명을 웃돌았다. 지난해 3월엔 전년보다 46만3000명 늘었다. 하지만 올해 2월부터 취업자 증가 폭은 3개월 연속 10만명대 초반에 그쳤다. 사람을 새로 뽑는 곳이 줄고 기존 인력을 내보내는 곳은 늘고 있다는 의미다.

고용 쇼크가 심화된 원인으로 우선 제조업 부진이 꼽힌다. 제조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7만9000명 줄었다. 지난 4월(-6만8000명)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GM, 성동조선 등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이 결정타였다. 제조업 취업자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2016년 6월부터 1년 연속 감소했던 상황이 재연될 조짐이다.

제조업 연관 산업인 도·소매업 취업자도 5만9000명 줄었다. 도·소매업에 포함된 도매업, 자동차 판매업 취업자가 특히 감소했다.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영세자영업자의 타격이 심했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3만5000명 줄었다.

지난해 취업자 증가를 견인했던 건설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건설업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5월 16만9000명에서 1년 만에 4000명으로 떨어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최근 주택 준공물량 축소 등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집중 호우로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가 일감을 찾지 못한 점도 반영됐다.

숙박·음식점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 역시 전년보다 각각 4만3000명, 5만3000명 줄었다. 두 산업은 도·소매업과 더불어 최저임금 종사자가 많다.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라 고용주가 직원을 줄인 결과라는 분석이 지난해 말부터 줄곧 제기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밑으로 추락하는 등 고용쇼크에 대한 대응책이 논의됐다. 2018.6.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획재정부는 숙박·음식점업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누적, 도소매는 과당 경쟁에 따른 자영업자 폐점이 취업자를 줄인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인구 감소도 취업자 둔화를 낳은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는 19만8000명 늘었다. 1년 전(37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일할 사람 자체가 줄면서 취업자 역시 영향을 받았다.

청년층 실업률은 10.5%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실업률 집계 기준이 현재 방식으로 바뀐 2000년 이후 5월 기준 최고다. 지난달 치러진 8·9급 지방직 공무원 시험을 본 청년이 실업자로 집계되면서 실업률이 올랐다. 체감 실업률인 청년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3.2%로 집계됐다.

청년 고용률이 42.7%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점은 더 부정적인 신호다. 실업률·고용률 동반 상승은 일자리 시장이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지난달처럼 고용률이 떨어진 건 청년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청년실업률 상승에 따라 전체 실업률도 전년 대비 0.4%포인트 오른 4.0%로 조사됐다. 전체 실업률은 2001년 5월(4.1%) 이후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전년과 같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제조업 부진, 최저임금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최악의 취업자 지표가 나왔다"며 "다만 하반기는 기저효과,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상반기보다는 다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고용 관련 긴급 경제간담회를 주재하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은 점에 대해 경제팀 모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단기적으로 큰 개선을 보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차근차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2. 2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3. 3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4. 4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
  5. 5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어때요?" 정부가 물었다…국민들 대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