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아니었지만…지방선거 결과 만든 'Best5' vs 'Worst5'

머니투데이 이재원 , 우경희 기자 | 2018.06.14 17:47

[the300] 與 추미애·홍영표·김태년 '지도부' 총출동…野 '막말'·'공천갈등'·'무관심'으로 주저앉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승리의 달콤함은 후보들의 몫이다. 패배의 쓴 맛도 선수들이 짊어져야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 직접 나서지 않지만 후보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이들이 있다. 소리높여 응원하고, 때로는 전략을 전달한 이들이다. 반대로 코치가 역할을 포기해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뜨린 경우도 있다.

◇여당 승리 이끈 '베스트(best) 5'=압승의 주인공인 후보들은 '민주당'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지방선거 시작 전부터 '원 팀'(one team)을 강조한 당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였다. 치밀한 전략과 공약은 승전보로 돌아왔다.

#1. 직접 뛰는 '선거의 여왕' 추미애 당 대표=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을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선거유세의 선두에 섰다. 이동거리만 7160km. 서울에서 부산까지 22번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지난달 31일부터 선거 전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전국 유세에 나섰다.

총 유세 시간은 1590분(26시간30분)이다. 잠자는 시간과 이동시간을 빼고는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선거까지 압승을 이끌며 '선거의 여왕'이 됐다.

#2. 완벽한 '방패' 홍영표 원내대표=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홍 원내대표는 선거기간 중 통과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란으로 민주노총과 각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의 유세 현장마다 민노총이 찾아와 훼방을 놨다. 울산에서는 조합원들에 가로막혀 1시간 넘게 건물에 갇히기도 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언제든 토론 할 수 있다"며 그들을 달랬다. 당과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사안을 자신의 장기인 대화와 타협으로 훌륭하게 막아냈다는 평가다.

#3. '정책 크리에이터' 김태년 정책위의장=집권여당 정책을 총괄하는 김 정책위의장은 '든든한 정부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지방선거 5대 정책공약을 설계했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들이 유권자를 설계할 '무기'를 직접 만들었다.

유세 현장에서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보급관 역할을 제대로 했다. 5대 정책본부까지 진두지휘하며 5대 핵심 공약과 4대 비전, 15대 정책과제 등을 만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각 지방을 찾아 지역 공약까지 현장에서 발표하며 '콘텐츠 크리에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4. '엄격한 관리자' 이춘석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부터 지방선거를 바라봤다. 당시 그는 공천 기준으로 당선 가능성 보다 '혁신성'을 꼽았다. 지방선거 결과로 지방자치제 시스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역량 있는 후보를 우선 공천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그의 구상은 능력있는 후보들의 공천으로 이어졌다. 결과는 압승으로 나타났다.


미투·젠더폭력 가해자 공천 배제 원칙을 내세우는 등 공천도 엄격한 원칙을 적용했다. 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제기된 후보들은 전략적 고려 없이 공천 탈락했다. 공천 과정에서 일부 잡음이 있었지만, 철저히 원칙을 적용한 덕에 불화로 번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5. '굳히기 한 방' 강병원 원내대변인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이번 선거 막판 '굳히기 한 방'을 날렸다. 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과 함께 출연한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정 전 대변인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발언을 끌어냈다.

이 발언은 강 대변인이 정 전 대변인에게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의 재임기간 동안 인천시민들의 삶의 각종 지표가 밑바닥’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반박 과정에서 나왔다. 인천시장 선거는 물론 인천 남동구갑 재보궐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여파를 줬다. 모두 민주당이 승리했다.

◇중도보수 참패..워스트(worst)5장면 꼽아보니=패배한 쪽에서는 치명적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큰 틀에서 선거전략의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각종 돌발변수들도 적잖았다. 특히 중도-보수 지지자 중 부동층의 규모가 매우 컸던 이번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에서는 이런 이른바 헛발질들이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온다.

#1. 홍준표, 시대를 착각한 선거전략=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14일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나라가 통째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당의 대표적 선거 슬로건이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을 빗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느냐"고 국민들을 향해 호소했다. 이는 평화무드에 환호하던 유권자들의 반감을 샀고 끝내 지방선거 참패에 영향을 줬다.

#2. 정태옥, 치명적 '이부망천' 망언=정태옥 전 한국당 대변인의 치명적 망언도 빼놓을 수 없는 지점이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서울에 살던 사람이 이혼하면 부천 정도로 가고,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으로 간다"는 '이부망천'발언을 했다. 온라인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며 정 전 대변인은 탈당했다.

#3~4. 여전한 공천갈등, 실패한 OB 귀환=이 외에도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 간 공천불복 파문이 악재로 분류된다. '피닉제' 이인제 충남시장 후보와 '만덕산' 손학규 바른미래 선대위원장,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등 OB(올드보이)들의 귀환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5. 현역 복지부동, 그들은 뭘 했나=정치권은 무엇보다 관망으로 일관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중도-보수진영 국회의원들을 가장 큰 악재로 꼽았다. 후보들이 현장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지원유세 등으로 움직인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치명적인 복지부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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