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성적표' 받은 야권, 지도부 사퇴로 정계재편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하늬 , 김민우 기자 | 2018.06.14 17:22

[the300]한국당, 홍준표+지도부 총사퇴…바른미래 유승민 사퇴+안철수 미국행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선택은 문재인 정부였다. 집권 여당은 유례없는 압승을 만끽했고, 참패한 야권은 지도부가 줄줄이 사퇴했다. 야권발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쏘아졌다.

14일 처참한 선거 성적표를 받아 든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를 열고 홍준표 당대표와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쨰로 넘어갔다"며 "모두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이날부로 홍 대표는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최소 6곳에서 승리'를 장담했지만 대구·경북 2곳만 가까스로 지켰다. 부산·경남도 민주당에 뺏겼고,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는 12개 지역구 중 경북 김천 1곳에서만 가까스로 당선자를 냈다. 심지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보수의 성지' 구미시장직도 장세용 민주당 후보가 40.8%를 득표해 38.7%를 얻은 이양호 한국당 후보를 눌렀다.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참패는 그간 가까스로 대열을 유지해 온 한국당에 큰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지도부가 공석이 된 한국당은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홍 대표의 사퇴는 조기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당권에 재도전하는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복수 중진들이 자천타천으로 전대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리더십과 지지기반이 모두 무너진 상태에서 격렬한 당권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바른미래당의 상황은 더 암울하다. 서울시를 포함한 17개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은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당내 유일한 '필승 카드'라 믿었던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여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한국당에도 밀려 3위한 점은 뼈아프다. 이번에는 당시 대선 득표율(22.7%)보다 더 낮은 19.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안철수 후보도 선거캠프 해단식에서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계은퇴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남겨진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논란의 숙제를 떠안고 당운을 고민하게 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만나 결성된 바른미래당이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선거 준비와 공천과정에서도 꾸준히 당내 계파문제로 불협화음이 삐져나왔다. 지방선거로 말미암아 더 벌어진 간극을 수습하지 못한 채 분당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마지막까지 유 대표는 "보수 재건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은 "중도 개혁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방선거와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 민주당이 기존 119석에 11석을 더해 130석이 됐고, 한국당(112억)은 한 석을 추가하는데 그치면서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수는 17석으로 벌어졌다. 야권발 정계재편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이 확실한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되자 야권 일각에서는 바른미래당 이탈자들과 함께 하는 보수 통합 전당대회 시나리오도 솔솔 나오기 시작한다. 보수진영 전체가 격렬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상황에서 중도의 이탈은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마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단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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