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류에 'K-Food'까지 가세…동남아시장 공략 탄력
"소비자와 바이어들의 관심이 정말 대단하네요. K-POP과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가 우리 농산물과 식품 등 K-Food로 자연스레 옮겨온 것 같아요. 정부에서 신남방정책을 본격화 한다고 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 데 이 정도 분위기이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하하"(농업회사법인 영풍·변지나씨)
최근 베트남 시장은 동남아시장 공략에 있어 핵심 포인트로 부상했다. 인근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주변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일 뿐만 아니라 그 외연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까지 뻗어있다. 6억명의 동남아 상권이 베트남 시장에 달려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aT가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해외에서는 보통 바이어들을 상대로 한 B2B 행사가 단골메뉴이지만 이번 베트남은 B2C 행사가 메인으로 준비됐다. 현지 청소년들과 소비자들 사이에 한류가 자리잡고 있는 만큼 그 문화적 공감대에 K-Food를 가미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K-Food 홍보대사로 유치한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소비자들에게 행사를 알리는 과정도 치밀했다. 젊은 층이 많은 베트남 인구의 특성을 고려해 모바일에 익숙한 이들에게 페이스북(facebook)으로 다가갔다. 전체적인 행사 내용은 물론 K-POP 스타인 하이라이트(Highlight), 가수 현아 등의 국내외 일정 및 공항도착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해 관심을 고조시켰다.
행사장에서 만난 타오씨(Thao·25·여)는 "페이스북을 통해 K-Food 행사를 알게 돼 친구들과 비행기를 타고 하루 전 하노이에 도착했다. K-POP을 너무 좋아하고 떡볶이 등 한국음식을 직접 요리해 먹는다. 좋아하는 연예인과 내가 같은 음식을 먹고있다는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B2C 행사가 문화행사로 붐업을 일으켰다면 사전행사로 진행된 B2B 행사는 베트남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서 7~8일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수출상담회 행사에서는 베트남과 주변 국가 89개 바이어, 40개 수출업체가 참여해 신선과일, 편의점용 떡볶이, 건강음료, 곶감, 홍삼, 김 등 프리미엄 상품에 관심을 보였다.
총 620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NH무역(신선과일), 영풍(떡볶이), 퓨어플러스(음료) 등 3개업체는 현장에서 1101만3000불(118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K-Food 열기는 하노이 시내에 위치한 일본 대형유통매장인 이온몰 식품코너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본 유통업체이다 보니 자국 제품이 많을 거라는 예상은 너무 쉽게 빗나갔다.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매대 상단에는 한국 라면, 떡볶이 등이 일본 제품을 제치고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동일제품군의 경우 가격이 일본산에 비해 15~20% 비쌌지만 국산 제품들을 찾는 베트남 소비자들이 많았다.
식품코너 매니저로 일하는 히엔씨(Hien·22·여)는 "한국식품 코너를 별도로 만들어야 할 만큼 소비자 반응이 좋다.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는 하지만 제품의 안정성, 맛 등이 좋다보니 많이들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김덕호 식품산업정책관은 "아세안 시장은 한국 수출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한국 농식품의 주력 수출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아세안과의 교역량을 2020년까지 2000억불로 확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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