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맞먹는 새 아파트 전세…전세시장 약세에도 수요 탄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8.06.14 05:30

최근 서울 입주 아파트, 분양가 대비 전셋값 80~90% 수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음에도 새 아파트 전세는 여전히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입주 시점의 전셋값이 분양가에 육박해 계약금 정도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는 '분양 갭투자'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입주를 앞두고 있는 주요 아파트 단지들의 전세가격 시세는 분양가 대비 80~90%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일부 단지는 분양가보다 전셋값 시세가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하는 동대문구 답십리동 '힐스테이트 청계'의 경우 59㎡(이하 전용면적)의 평균 분양가는 4억2500만원인데, 전셋값은 4억~4억5000만원이 최근 시세다. 분양가 5억7500만원인 84㎡ 역시 전셋값이 4억8000만~5억3000만원 수준으로 분양가에 육박한다.

답십리동 P공인중개소는 "입주를 앞두고 전세 물량이 한꺼번에 많이 나와 한때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전셋값도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성동구의 '서울숲 리버뷰 자이'는 59㎡(이하 전용면적)의 분양가가 5억9500만원, 전세 시세는 5억8000만~6억원으로 차이가 없다. 분양가 7억4000만원의 84㎡는 약 1억원 차이나는 6억5000만원이 전세 시세다.

강남권의 고가 아파트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는 분양가 11억원의 59㎡ 전세가 약 9억원, 분양가 14억7000만원의 84㎡의 전세는 약 11억원 정도다.


단지 인근 K공인중개소는 "지금은 전세 매물이 많아 약간 가격 조정은 가능하다"며 "입주민 사전점검을 마치고 입주가 시작되면 전셋값도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의 전셋값이 하락세도 돌아선 상황에도 이처럼 새 아파트 전세가 강세인 이유는 여전히 새 아파트 거주를 원하는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구도심이 많은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 도시재생 등이 속도를 내지 못하니 새 아파트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다"며 "새 아파트의 높은 전셋값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분양가와 전셋값 차이가 거의 없다보니 분양 계약자 입장에서는 입주할때 별다른 대출을 받지 않아도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를 수 있다. 분양가의 10% 정도인 계약금 정도만 있으면 전세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갭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함 랩장은 "서울의 청약 열기가 꺼지지 않는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와 전세를 이용한 레버리지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치열한 청약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제약요건이 있지만 '분양 갭투자'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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