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웰스토리, 베트남 진출 3년만에 단체급식 1위 등극

머니투데이 하이즈엉(베트남)=조성훈 기자 | 2018.06.14 04:30

[날개단 K푸드, 세계로]⑦ 맛도 위생도 엄지 척…'한국의 손맛' 베트남 급식시장 꿀꺽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는 리젠트의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식사하고 있다/사진=삼성웰스토리
삼성웰스토리 베트남 물류센터/사진=삼성웰스토리

"홈 나이 안지니"(오늘 뭘 먹을까) "토이 씨 꼬 껌장"(나는 볶음밥을 먹을꺼야)

지난달 15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하이즈엉에 위치한 의류회사 리젠트의 구내식당은 4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활기가 넘쳤다. "삐~~~" 점심시간을 알리는 벨이 울리자 수천여명의 베트남인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줄줄이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직원 응웬 띠 히(여, 24세)씨는 "하루중 식사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면서 "구내식당 음식이 어느 레스토랑 못지않게 맛이 좋고 메뉴도 다양하다"고 자랑했다. 다른 직원도 "우리 회사 급식이 인근 봉제회사들 중에서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계 최대의 의류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인 홍콩기업 크리스탈 인터네셔널의 자회사인 이 곳의 급식은 삼성웰스토리가 책임진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3월부터 리젠트의 전직원 2만여명중 70%가량인 1만 3000여명의 급식을 제공한다. 직원들은 쌀국수와 볶음밥을 비롯해 5가지 메뉴를 선택할 수 있다. 매번 식사 때마다 망고와 수박 등 각종 과일과 요거트가 제공된다. 임산부를 위한 특식코너도 운영된다.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베트남에서 기업들은 통상 급식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따라서 급식의 수준이 직원복지의 척도로 간주된다.

리젠트는 작년말 삼성웰스토리를 찾아 급식서비스를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베트남 급식업체가 수년간 식사를 제공해왔지만 맛과 서비스가 조악했고 위생 우려도 제기되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사업자를 교체한 것이다. 삼성웰스토리가 한국식 급식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식사의 맛과 영양, 위생은 물론 서비스까지 대폭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삼성웰스토리 베트남법인 이화춘 운영팀장은 "기존 업체 조리원들이 식재료를 맨바닥에 놓인 도마에서 다듬는 등 청결하지 못했다"면서 "4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육류 등 신선 재료를 오토바이에 싣고오는 것은 예사이고 위생 개념이 잡혀있지 않아 조리사들이 조리복을 입고 출퇴근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인들이 선망하는 직장이 삼성전자인데 삼성 수준의 식사를 제공받는데 대한 직원들의 만족감이 큰것 같다"고 덧붙였다.

삼성웰스토리는 2015년 현지 급식시장에 진출한지 불과 3년만에 베트남 단체급식 1위에 올라섰다. 44개 고객사에 하루 급식인원만 30만식이다. 2위인 로컬업체 바사오(20만식), 3위 하오 마이(15만식)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현지에는 베트남과 일본계 합작사인 갤럭시 신닥스나 프랑스계인 아덴, 독일계인 더스만 등 글로벌 급식사들이 진출해있지만 규모는 모두 10만식에 못미친다.
삼성웰스토리 베트남 법인 소속 조리사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웰스토리
베트남 단체급식시장은 최근 수년새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대거 진출하면서 급성장세다.

삼성웰스토리는 진출 초기 삼성관계사 수요 덕을 본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현재는 삼성관계사(10곳)보다 일반 고객사(34곳)가 더 많다. 2015년 진출이후 연평균 매출성장세는 85%에 달한다. 리젠트와 같은 글로벌 고객사들이 늘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국내에서 쌓아온 위생관리 노하우와 메뉴개발 역량을 접목하고 적극적인 식음분야 연구개발(R&D)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결과다. 실제 지난해 9월 베트남 급식업계 최초로 60억원을 들여 하노이 북부 박닌 지역에 '콜드체인 식자재 물류센터'를 설립했다.

김성호 법인장은 "고온다습한 베트남은 식자재를 신선하게 유통하기가 까다롭고 변질 가능성이 높아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물류센터를 세운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산지에서 사내식당까지 식자재 배송 전과정을 콜드체인으로 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인증인 ISO 17025를 획득한 식품연구소도 설립했다. 삼성웰스토리와 거래하는 모든 베트남 식자재 납품업체는 미생물 검사나 잔류농약 검사 등 식자재 안전성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한국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 매출은 938억원으로 중국법인(915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매출 1000억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김 법인장은 “단체급식 개념이 미미했던 베트남에 글로벌 스텐더드에 부합하는 선진 단체급식 서비스를 선보인 게 단기간에 업계 1위에 올라선 비결”이라면서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경쟁력을 높여 1위 급식업체의 위상을 공고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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