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품에도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한 시점

머니투데이 신관식 신영증권 신탁사업부 세무사 | 2018.06.11 09:12

[머니디렉터]신관식 신영증권 신탁사업부 세무사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석유 연료 중심의 내연 기관과 전기 배터리를 병행해 출력을 내는 자동차로 운전할 때 소음이 적고, 낮은 속도에서는 충전된 전기 배터리만을 사용하는 등 연료 효율이 우수하다. 그 밖에 순간 가속력이 높아 빠른 시간에 고속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의 경제 상황에서 고객의 다양한 요구 사항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금융상품은 지극히 드물다. 은행의 예∙적금은 원금은 보장하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 주식이나 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이나 브라질 채권은 금융소득 비과세 혜택이 있지만 계약 기간이 매우 길거나 환율에 연동돼 손해를 볼 수 있다. 즉 자동차만 아니라 금융 상품에서도 하이브리드 전략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 금융 자산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객들을 상담하다 보면 기존에 가입한 보험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가처분소득 대비 보험료가 적절한지, 중복된 보험은 없는지, 본인에게 적합한 보험인지 말이다. 보험회사나 보험판매자에게 설명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보험계약의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입장에서 균형감 있게 바라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보험의 최대 장점은 보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본인 및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생계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거액자산가 측면에서 보면 현금화하기 어려운 부동산 위주의 비유동자산만을 보유하고 있을 때 종신 보험을 통해 상속세 납부 재원을 준비할 수도 있다. 최근 세법 개정 등으로 한도가 크게 줄었으나 저축성보험을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을 비과세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보험 상품은 계약 초기 수수료가 은행∙증권사의 금융상품 수수료보다 상대적으로 비싸다. 또한 수수료를 떼어가는 방법이 고객이 내는 보험료에서 직접 차감하는 선취 형태로 되어 있다. 현재 공시 이율을 고려했을 때 원금 이상이 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펀드 등에 투자되는 변액 보험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즉 계약 초기 높은 수익을 추구하거나 단기 투자 목적인 고객에게 보험은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면 이미 가입한 보험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금융 상품 간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필요하다. 보험 상품에는 일반적으로 중도 인출기능이 있다. 중도 인출은 보험 계약을 유지하면서도 계약자 적립금 중 일부 금액을 계약자가 찾을 수 있는 기능이다. 보험계약 대출과 달리 이자가 없으며 상환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보험 계약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보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공시 이율에 연동되는 보험의 경우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중도 인출기능을 통해 현금화한 자산을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펀드나 파생결합증권, 신탁 등에 투자한다면 보험 계약 고유의 장점과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 이를 구조화한 신탁 상품도 출시되었다고 하니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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