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SNS 트위터를 중심으로 '#탈코르셋' '#탈코르셋_인증' 등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한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탈코르셋 운동이란 벗어나자는 뜻의 '탈'(脫)과 여성 억압의 상징 '코르셋'(corset·체형 보정 속옷)을 결합한 말로 '꾸밈 노동'으로 상징되는 여성 억압적 문화로부터의 해방을 부르짖는 운동이다.
기존의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은 예뻐야 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남성의 시선에 맞추기 위해 여성들은 본인들을 치장하며 시간과 돈을 들여 노력해왔다. 하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각종 페미니즘 운동이 일어나며 변화가 생겼다. 이제 여성들은 사회에서 규정한 '여성스럽고 예쁜' 모습에서 벗어나 외모적 잣대로부터 자유로워지겠다고 외치고 있다.
그는 "특히 일을 하시는 여성들은 화장을 안하고 안경을 쓰고가면 직장 상사와 동료들의 눈치를 보게된다. 'ㅇㅇ씨 회사 편하게 다니네?' '어디 아파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화장을 하고 출근한다"면서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힘든 일이냐"고 반문했다. 배씨는 "후세대가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며 이 영상을 제작했다"며 "그동안 여자라는 이유로 불편하게 해왔던 모든 것들, 이제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역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가 됐던 강지영 JTBC 아나운서는 지난 3일 긴 생머리를 자른 뒤 SNS에 인증 사진을 게시했다. 강 아나운서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알 게 뭐야(Who cares)? #두발자유"라는 글과 함께 잘린 머리카락 사진을 올렸다.
헐리우드에선 유명 배우들이 탈코르셋 운동의 일환으로 제모를 하지 않고 공식 석상에 등장하기도 한다. '귀여운 여인'으로 유명한 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1999년 노팅힐 프리미어 시사회에 참석하면서 민소매 원피스에 겨드랑이털을 제모하지 않고 나타났다. 마돈나 역시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지 않고 SNS에 사진을 게시하곤 한다. 지난해 톱모델 지지 하디드도 영국 패션 매체의 영상에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지 않고 출연했다.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직장인 고모씨는 "요즘 머리를 짧게 자르니 아침 출근 시간에 머리 말리는 시간이 많이 들지 않아 편리해졌다. 화장을 하지 않으니 피부도 숨을 쉬는 느낌이다. 허리 라인이 잘록하게 들어간 옷이나 배를 조이는 스키니진 등을 입지 않으니 소화도 더 잘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 탈코르셋 운동의 한계가 느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학원생 A씨는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은 꾸며야한다는 인식이 강한 상태에서 탈코르셋 운동을 해나가는 게 한계가 있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나 역시도 완전히 사회에서 요구하는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긴 아직 무섭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무의미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함으로써 서서히 사회 분위기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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