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10%대로 무섭게 큰 전자담배…1강·1중·1약 구도 깨질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8.06.07 17:45

[전자담배 'GO' 'STOP']②무취·세련된 디자인에 갈아타…전자담배 '대세론' 여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연구원이 7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 포집 및 추출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보다 타르가 많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전자담배 시장 판도가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독주 체제에서 유해성분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BAT코리아의 '글로'나 KT&G의 '릴'로 소비자가 이동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식약처는 7일 '찌는 방식'의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 "몸에 해롭기는 마찬가지"라는 결론을 내놨다. 특히 시장 1위인 아이코스의 니코틴과 타르 함유량이 타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높다고 발표했다.

◆'무서운 성장' 1년만에 점유율 10%=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해 5월 한국필립모리스가 '아이코스'를 선보이면서 개화했다. '전자담배계 아이폰'이라는 별명답게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끌어당겼다. 그해 8월 BAT코리아가 '글로'를, 11월 KT&G가 '릴'을 출시하면서 현재 3각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이들은 이른바 '찌는 담배'로 불린다. 궐련처럼 생긴 담배스틱을 전용 기계(디바이스)에 넣어 쪄서 증기를 내 피우는 방식이다. 연초(煙草)를 사용하고 담배 스틱도 궐련 형태여서 맛과 형태가 일반 담배와 비슷한데, 태우지 않고 찌는 방식이라 '타르' 발생량이 낮다고 홍보하면서 기존 흡연자들의 교체수요를 일으켰다.

지난 1년간 시장도 급성장했다. 기획재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체 담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육박했다. 지난해 12월 6.1%에서 판매처가 확대되면서 10%까지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트렌드를 좇아가는 국내 소비 특성상 2020년에는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이 3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한다.

3사 중에서도 아이코스는 50~60%에 달하는 독보적 점유율을 자랑한다. 국내 출시 전부터 일본에서 직구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 충성도가 강했던 데다, 한국에서도 가장 먼저 출시돼 시장 선점효과를 누렸다.


이어 KT&G '릴'이 30%대, BAT코리아의 '글로'가 10%대로 알려져 있다. '릴'은 가장 후발주자지만, 아이코스와 글로의 장점을 적절히 섞어 인기를 얻었다. 담배스틱을 아이코스 기기와 호환이 가능하도록 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해성 한숨돌린 '글로'…판도 변할까=이번 조사결과는 기존 전자담배 점유율과 정반대다. 국제공인분석(ISO)법 기준, 시장 3위인 '글로'의 타르 함유량이 아이코스와 릴의 절반 수준으로 나왔다. 글로는 나머지 유해성분 역시 아이코스나 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3위인 '글로'로서는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다만 업계는 이번 조사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 지난 1년간 유해성 논란이 반복되면서 사용자들 사이 일종의 '면역'이 생긴데다, 전자담배로 갈아탄 핵심 이유가 냄새가 나지 않는 사용 편의성과 디자인 요소 등이기 때문이다.

전자담배 3사가 올 하반기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하고 있는 점도 궐련형 전자담배 '대세론'을 굳힌다. KT&G는 지난달 말 '릴'의 후속작인 '릴 플러스'를 선제적으로 내놓으며 전자담배 전쟁 2막을 알렸다. BAT코리아와 한국필립모리스도 각각 할인쿠폰을 발행해 기계값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는 지난달 말부터 웹사이트에서 특별할인코드를 발급, 정가 12만원짜리 기기를 7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BAT코리아 역시 이달부터 4만원짜리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글로'를 5만원에 판매한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터리 수명이 1년 안팎이어서 곧 교체수요가 발생할 것을 노린 마케팅이다. 신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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