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정보통신(IT) 기업들과 데이터 공유를 위한 제휴관계를 맺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주요 대상이었는데, 페이스북 전용 앱 개발을 위해서였다. 당시에는 앱마켓(앱 거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체적으로 앱을 개발해 탑재하는 비중이 높았다.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페이스북 앱 개발을 위해 페이스북 서버에 저장된 고객들의 민감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자신들의 서버로 옮겨 각종 목적에 활용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이 데이터 공유 계약을 맺은 기업은 약 60곳. 이 가운데 화웨이, 레노보, 오포, TCL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4곳이 포함됐다.
페이스북은 대부분의 데이터공유 제휴가 이미 종료됐으며, 앱마켓이 활성화된 이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객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최근까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데이터공유 제휴를 유지했다. 화웨이와의 제휴는 이번 주 내 종료될 예정이다.
미국 의회도 정보 유출 전력이 있는 페이스북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페이스북이 고객 정보가 화웨이 서버로 전송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터가 유출됐다면 페이스북도 알 도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명단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은 긴장 상태다. 앞서 ZTE(중싱통신)가 미국의 제재로 폐업위기에 몰린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정보수집 통로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화웨이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절대 수집하지도 저장하지도 않았다"면서 "페이스북과의 제휴는 단지 화웨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페이스북 서비스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긴급 진화에 나섰다.
IT 분야 유명 컨설팅회사 카날리스의 쟈모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미국이 화웨이와 ZTE를 안보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민감한 상황에서 나왔다"면서 "관건은 페이스북 개인 정보가 단지 스마트폰 기기에 저장됐는지, 아니면 서버로 옮겨졌는지 여부인데, 만약 개인정보가 스마트폰에만 머물렀다면 화웨이 등이 이를 쉽사리 활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