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포커게임 본격 시작…아무도 잃지 않는 '문재인룰'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8.06.07 04:31

[the300][6·12 한반도 대전환]동북아 포커게임-①이해관계 일치…'역류' 이겨내야

/그래픽=이승현 기자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핵을 둘러싼 본격적인 '포커판'이 열린다. 남북대화를 지렛대로 북미대화를 중재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딜러'의 위치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포커판의 평화를 위해 '모두가 잃지 않는' 룰을 만들어 가는 게 '딜러 문재인'의 숙제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골자로 한 '빅딜'의 큰 그림에 합의하면 ‘남북미중일러’ 6자 사이에 수많은 교집합이 발생한다. 우선 북핵이라는 '안보' 이슈가 해결되며 '경제' 이슈가 떠오른다. 평화를 원하는 한국과 체제 유지를 바라는 북한, 자국 안보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중국도 다음 패를 원한다. 핵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한 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상을 병행해 나가자는 쌍중단(雙中斷)ㆍ쌍궤병행(雙軌竝行)만 고집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하는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중국 내 위상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북미관계가 개선되는 프로세스가 진행되면 중국도 북한을 최대한 포섭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재팬 패싱' 논란에 곤욕을 치러왔다. 북핵 테이블에서 계속 배제돼 납북자 문제 등은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국제 사회는 물론 국내 정치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 전후 배상금 형태의 대북지원 방법 등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는 언제든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가스관과 철도선 관련 진출하겠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아예 문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철도, 가스, 전력 등이 한반도를 거쳐 시베리아로 연결될 경우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러브콜까지 보냈다. 러시아의 숙원이라고 할 수 있는 극동지역 개발이 탄력받을 수 있는 기회로 보는 것이다.

'판'이 안정적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 6자 중에 한국을 제외한 5개국은 공세적인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아메리칸 퍼스트'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 '할 일을 하겠다'는 분발유위(奮發有爲)를 표방한 시 주석, 전쟁가능한 보통국가 재건을 추구하는 아베 총리, 강한 러시아를 앞세운 푸틴 대통령, 생존을 걸고 벼랑끝 핵협상에 나선 김 위원장 모두 언제든 포커판을 뒤엎을 수 있는 '스트롱맨'이다.


특히 G2(미국·중국)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 동북아의 또다른 대립은 재연될 수 있다. 최근 미·중은 서로를 향한 '무역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한 차례 최소할 때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만난 후 태도가 변했다. 기쁘다고 말할 수 없다"며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의 포커 플레이어지만 나도 마찬가지"라고 견제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냉전의 마지막 시기이지만 이 순간에 동북아 국제 정치는 과거 질서다. 미중간 갈등이 그렇고 미중일러 4강의 강력한 안보 포퓰리즘이 그렇다"며 "전체적인 조류는 '역류'로, 새로운 판을 짜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딜러'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주변국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경협'을 통해 일치하는 면이 있음을 환기시켜주며 '잃을 게 없는 협상'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남북미와 북중러라는 전통적인 대립관계를 떠나 한중일, 한미중, 남북중 등 다양한 단계의 다자접촉을 하며 상호의존 체제를 단단히 묶는 것도 과제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교통 협력 이런 부분들은 남북중 3각 협력으로 하는게 재원조달, 북한과 관계, 사업 지속성 등의 차원에서 중요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 벌어질 미중간 파워게임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중관계에서 '공통점'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 그게 바로 외교역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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