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9년차, 시도 때도 없이 오는 시어머니 전화 때문에 미치겠어요. 전화 벨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벌렁벌렁 터질 것 같아요. 몇 년 전 시어머니와 안 좋은 일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심리치료 선생님은 약물치료를 권하더라고요. 너무 답답하고 힘들어요.
#산후조리원 퇴원한 지 2주 정도 됐는데 시어머니가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하세요.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아이 궁금하시대요. 안그래도 수유 때문에 예민한데, 휴대폰에 '시엄마'라는 글자 뜨면 미칠 것 같아요. 특별한 일 말고는 카카오톡(카톡)으로 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전화 안 받으면 왜 전화 안 받냐고 카톡도 보내십니다.
실제로도 시어머니와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며느리들이 많다. 기혼 여성들이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어머니의 잦은 전화 통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시어머니들은 왜 며느리에게 전화할까. 며느리를 대신해 시어머니 세 명에게 이유를 들어봤다.
Q. 며느리한테 전화 자주 하시나요?
K모씨(2년차 시어머니):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해요. 아들한테는 잘 안 하고 며느리랑 곧바로 연락하는 편입니다.
L모씨(4년차 시어머니): 며느리랑 전화 통화 자주해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많을 땐 두 번정도 하고 있어요.
J모씨(3년차 시어머니): 며느리랑 전화 거의 안 해요. 제 성격인지 몰라도 굳이 전화를 해야겠단 생각은 안 하고, 필요한 건 문자나 카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게 편하더라고요.
K모씨(2년차 시어머니): 일상적인 안부를 묻는 편이에요. 아들보다 며느리랑 말이 잘 통하고 더 편해요.
L모씨(4년차 시어머니): 며느리가 둘인데, 아기 키우는 며느리한테 자주 전화해요. 손주 보고 싶을 때 영상통화하고, 아기 사진 찍어서 보내주면 사진 보고 또 통화하고 그러죠. 며느리랑 통화하는 게 편해요. 아무래도 며느리가 아기랑 있는 시간이 길어서 아기 얘기 나누기 좋아요. 아들은 일을 해서 바쁘니까 전화 잘 안 하는 편이에요.
J모씨(3년차 시어머니): 가끔 통화하게 되면 반찬이나 생활하는 얘기 나누고, 아기 잘 있는지도 물어봐요. 며느리도 전화를 자주하는 타입이 아니라, 할 얘기 있으면 서로 카톡으로 대화 나누는 게 더 편해요.
마음치유 전문가 박상미 교수는 "시어머니들은 자주 전화하는 게 며느리에게 친근감의 표시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며느리에게 10번 전화
하고 싶을 때 9번 참고 1번만 전화하는 게 관계 유지를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어머니와의 전화통화를 힘들어하는 며느리들에게 '솔직한 고백'을 추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시어머니께 '잦은 전화통화는 부담스럽다'는 의사를 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시어머니가 처음엔 섭섭해 하지만, 장기적 관계 유지를 위해 더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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